환율이 1,280원대로 진입, 하락 흐름을 다시 강화했다. 지난 화요일의 일시적인 반등에서 방향을 되돌린 셈. 전 세계적인 달러화 약세의 바람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운데 달러/엔 환율도 127엔이 위협받고 있다. 외국인의 주식순매도에 따른 역송금수요가 유입됐으나 네고물량과 역외매도 등에 흡수됐다. 5월의 첫 거래일을 맞은 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화요일보다 6.30원 낮은 1,287.70원에 오전장을 마감했다. 달러화 약세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 확연해지면서 환율은 개장초부터 하락궤적을 그렸다. 일부에서 개장초 이월된 달러매수초과(롱)포지션 처분과 함께 달러/엔 하락을 따라 역내외의 달러매도세가 우세했다. 이날 달러/원은 지난 화요일보다 4.50원 낮은 1,289.50원에 개장한 뒤 9시 34분경 1,288.10원까지 내려섰다가 역송금수요 등으로 추가 하락이 저지돼 한동안 1,288∼1,289원을 오갔다. 그러나 네고물량 공급, 달러/엔 하락 등으로 저점 경신에 꾸준히 나선 환율은 10시 48분경 1,287원까지 미끄러졌다. 연중 최저치이자 지난해 12월 17일 장중 1,286원까지 내려선 이래 가장 낮은 수준. 이후 환율은 추가 하락이 저지된 채 서서히 반등, 1,288원선으로 되올랐다. 오후에는 달러/엔의 127엔대 붕괴와 물량 공급 여부에 따라 방향을 정할 것으로 보이나 1,290원대 회복은 어려울 전망이다. 추가 하락 여지와 함께 낙폭 과대에 따른 반등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화 약세에 따라 달러매도초과(숏)상태가 깊어졌다"며 "역송금수요는 생각보다 많지 않으며 수급사 공급이 앞선 것으로 보여진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매도초과(숏)상태로 인해 매도하지 못한 세력이 이를 정리하면 다시 매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며 "오후 거래는 1,285∼1,290원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이월 네고물량과 함께 역송금수요가 있으며 전략적으로 매수에 나서 1,280원대에서는 결제수요가 꾸준히 있다"며 "달러/엔을 보고 역외매도 등이 있는 반면 국책은행의 매수세가 유입됐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트렌드는 여전히 아래쪽이나 많이 밀릴 그림은 아니다"며 "낙폭이 커져 지난번과 같이 '전약후강'이 예상돼 오후 거래는 1,287∼1,290원에서 묶일 것"으로 전망했다. 밤새 역외선물환(NDF) 환율은 달러화 약세 흐름을 타고 1,293.50∼1,298원을 거닌 끝에 1,293/1,294원에 마감했다. 달러/엔 환율은 도쿄에서 하락 흐름을 이어 127엔을 위협하고 있다. 전날 뉴욕에서 달러/엔은 미국 경제지표 악화와 미 재무장관의 '강한 달러'에 대한 소극적인 의지표명으로 127.43엔으로 하락한 뒤 이날 일본 정부의 구두개입으로 일시적으로 127.48엔까지 반등했다. 그러나 미국 경제회복에 대한 우려감은 달러매도를 유발, 달러/엔은 한때 지난 3월 7일이후 가장 낮은 126.92엔까지 반락하는 등 낮 12시 현재 127.11엔을 기록중이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593억원, 104억원의 매도우위를 나타내고 있다. 개장직후 순매도가 컸으나 규모 확대에 인색하며 달러화 약세 현상에 짓눌리고 있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