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의 지지선인 다우지수 10,000선과 나스닥지수 1,700선이 깨졌다. 이에따라 국내 증시의 투자심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서울 증시와 뉴욕 증시의 상관 관계를 고려할 때 당분간 조정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종합주가지수 60일 이동평균선인 840선이나 직전 저점인 850선을 지지선으로 삼아 5월초까지는 850~900선 사이의 박스권을 그릴 것으로 점치는 시각이 우세하다. 그러나 국내 경제의 펀더멘털과 월드컵 열기 등을 감안할 때 기간조정 이후 900선 안착을 위한 강한 시도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엇박자 내는 수급구조=종합주가지수는 지난 한주동안에만 5.8%나 급락했다. 특히 25일의 경우 하루에만 43포인트 이상 떨어져 '9·11테러'사태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미국 증시 약세로 인한 외국인 매도세와 펀드자금 유입 둔화에 따른 투신권의 매도세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지난주 외국인과 투신권의 순매도 규모는 각각 5천43억원과 1천7백27억원에 달했다. 미국 증시의 지지선 붕괴는 단기 수급구조를 더욱 악화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외국인의 매매패턴은 해외 증시 여건에 큰 영향을 받고 있어 이들의 매도 공세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투신권의 주식형 펀드 자금 유입은 지수가 900선 아래로 내려오면서 다시 재개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나 그 속도는 아직 기대에 못미치고 있다. 투신권의 순수 주식형 펀드 수탁고는 지난 24일 9조2천91억원에서 26일 9조2천4백66억원으로 3백75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SK투신운용 장동헌 주식운용본부장은 "미국 경제의 회복 속도가 기대보다 약할 수 있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며 "이에따른 외국인 매도세와 함께 펀드자금 정체,매수차익거래 잔고 등으로 시장 수급상황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대세상승은 끝났나=전문가들은 수급 악화로 증시가 조정을 받고 있지만 대세 상승 추세가 꺾인 게 아니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2분기부터 국내 경기회복세가 더욱 가시화돼 '어닝 서프라이즈(Earnings Surprise)' 강도가 예상치를 웃돌 것이란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피데스투자자문 김한진 상무는 "5월은 지난해말 이후 경기회복 국면에서 수출경기와 내수경기가 모두 호전되는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국내 기업의 2분기 실적이 재확인되면 외국인 매수세가 다시 들어올 것"으로 내다봤다. 여기에 최근 조정장으로 향후 증시 자금흐름도 선순환 구조를 가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국투신운용 김성대 주식운용본부장은 "4월에 음봉이 나타나게 되면 기술적으로나 심리적으로 매기를 자극할 수 있을 것"이라며 "850선까지 조정을 받게 되면 증시 자금 여력이 상당히 강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전략=장기적으로 볼 때는 수출 관련 우량주를 저점 매수할 타이밍이란 지적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는 옐로칩이나 내수주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KTB자산운용 장인환 사장은 "일부 옐로칩의 경우 선조정을 받아 지수로 환산하면 820∼830선의 가격대를 보이고 있다"며 "단기적으로 이들 종목의 상승 탄력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해당하는 종목으로는 삼성정밀화학 코리아써키트 호텔신라 한진 대한항공 등과 중견 은행주 증권주 등을 들었다. SK투신운용 장 본부장은 "5월초 조정장세에는 시장의 무게중심이 다시 내수주로 갈 가능성이 있다"며 "호텔신라 등 서비스 관련주,제일기획 등 광고주와 유통·음식료 업종의 우량주를 매수할만 하다"고 설명했다. 코스닥 시장에 대해서는 단기적으로 반등이 있더라도 그 폭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또 종목별로도 실적 우량주로 차별화되는 '옥석 고르기 장세'가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반면 일부 전문가는 단기 과매도에 따라 거래소 시장 이상의 수익률을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KTB자산운용 장 사장은 "2분기 이후 코스닥 시장의 EPS 모멘텀을 감안할 때 5월중에 85선까지는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며 "실적이 뒷받침되는 업종대표주를 적극 매수할 기회"라고 말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