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폭락을 겪으며 새로운 지지선을 탐색하고 있다. 종합지수와 코스닥지수가 주요 지지선을 이탈하고 급락함에 따라 조정 국면이 연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뉴욕증시의 불안정한 흐름, 외국인 매도와 매수차익잔고 급증에 따른 수급 부담, 수출 회복지연 등 모멘텀 약화로 기술적 반등 수준 이상의 상승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증시가 가격 조정을 거쳐 기간 조정의 단계로 진입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현금 비중을 확대하고 여유를 갖을 필요가 있어 보인다. 추세가 결정되기까지는 관망세를 유지하면서 낙폭 과대주에 대한 단기 매매 정도가 바람직하겠다. 25일 종합주가지수는 오전 11시 58분 현재 전날보다 25.75포인트, 2.81% 낮은 889.94를 가리켰다. 장 초반 20일 이동평균선이 무너진 뒤 급락, 884까지 떨어졌다가 급락세가 진정되며 소폭 반등했다. 코스닥지수는 주가조작파문 등으로 악화된 투자심리를 되돌리지 못한 채 닷새 연속 하락했다. 전날보다 2.16포인트, 2.72% 내린 77.32를 기록했다. 지난 1/4분기 실적모멘텀이 대부분 반영되고 또 2/4분기 실적까지 선반영된 상황에서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기 회복이 지연되고 있다. 수출회복 기대감이 약화된 가운데 해외 증시 불안과 수급 악화가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 이날 급락의 빌미는 뉴욕증시가 제공했다. 수요일 나스닥지수가 엿새째 내리며 6개월중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소식에 매도 주문이 급증했다. 뉴욕증시 낙폭은 크지 않았지만 내구재 주문, 신규주택판매 등 경제지표가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경기가 소폭 회복되다 다시 침체하는 더블딥 우려가 증폭되며 영향력을 확대했다. 외국인은 사흘째 매도우위를 나타내며 지수를 압박했다. 기관과 개인이 매수우위로 대응했으나 저가매수 위주여서 추가 하락을 저지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조정 국면에서도 삼성전자, 현대차, 국민은행 등 '차별화 장세'를 이끌던 실적주들이 가격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급락하면서 낙폭을 키웠다. LG화학의 계열사 지분 매입은 주가조작파문에 이어 '신뢰성'에 상처를 입혔다. 미래에셋전략운용센터 이종우 실장은 "슬림화 장세가 한계를 들어내고 외국인 매도 등으로 수급이 악화되면서 큰 폭의 가격조정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실장은 "이전 저점인 종합지수 850선까지의 조정에 대비하면서 기술적 반등이 나올 때마 다 현금 비중을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현대증권 박문광 투자전략팀장은 "실적모멘텀이 반영되고 미국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이 결여돼 기다리던 수출회복 모멘텀이 나타나지 않고 있어 주가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박 팀장은 "유동성 축소, 급등에 대한 부담, 해외증시 불안, 2/4분기 기술주에 대한 실적 우려 등을 감안할 때 조정 국면이 길어질 가능성이 높은 만큼 매도로 대응하고 재매수 시기를 탐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