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된 조정이었다. 삼성전자 실적 기대감으로 엿새째 달려온 종합지수가 이레만에 내리며 920대에서 마쳤다. 삼성전자가 사상최대 분기 실적을 내놓았으나 시장은 선반영 인식으로 한발 물러섰다. 19일 종합지수는 923.94에 마감, 전날보다 13.67포인트, 1.46% 내렸고 코스닥지수는 85.88로 1.80포인트, 2.05% 내렸다. 대형통신주 하락폭이 컸고 하락종목수가 1,000개를 넘어 체감지수는 더 낮았다. 외국인이 1,300억원 이상 순매수하며 사흘째 매수우위를 이었으나 기관이 프로그램 매물을 중심으로 대거 순매도했다. 업종별로 은행, 금융, 섬유의복, 서비스 등 일부를 제외하곤 대부분 내렸다. 통신업은 하락폭이 4.3%에 달해 지수하락을 주도했고 전기가스,운수창고 비금속물 등의 낙폭도 3% 이상이었다. 대형주 하락에 위축되며 중소형주로도 급락세가 번지며 하락종목이 1,113개로 하락 430개의 두배를 훌쩍 넘었다. 삼성전자가 2% 이상 내리며 40만원대를 내줬고 SK텔레콤, KT, 한국전력 등이 4% 이상 내렸다. KTF, LG텔레콤, 하나로통신 등 코스닥 대형통신주도 3% 이상 내렸다. 반면 국민은행, 국민카드, 기업은행, LG투자증권, 하나은행, 한미은행, 외환은행 등 금융주가 외국인 매수를 받으며 전날의 강세를 이었다. 삼성SDI, 신세계, LG화학 등도 올랐다. ◆ 단기 조정은 자연스런 과정 = 전날까지 연중최고치를 경신하며 고점을 높여온 마당에 새로운 모멘텀이 없이는 지수 1,000선을 향해 곧장 내닫기는 부담스러운 분위기다. 미국 시장 기술주의 회복신호가 뚜렷하지 않아 수출 모멘텀으로의 국면 이동도 여의치 않다. 실적개선이 예상되는 업종과 종목 중심의 차별화 장세가 진행되고 있으나 이들 종목도 그간 상승폭을 감안할때 가파른 우상향 곡선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당분간 숨고르기 장세가 예상되지만 외국인이 은행주 등을 중심으로 순매수를 확대하고 있어 조정폭은 크지 않을 공산이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 "이젠 내수보다는 수출쪽의 회복 신호가 나와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미국 기술주 회복이 선행되야 한다"며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실적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고 반도체 가격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어 당분간 불확실성이 크다"고 말했다. 임팀장은 "삼성전자 모멘텀이 사라져 당장 큰 힘 받고 올라가기는 힘들다"며 "조정폭이 문제지만 일단 쉬어가는 모습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영증권 김인수 투자전략팀장은 "이젠 1/4분기보다는 2/4분기 전개 양상에 관심이 모이고 있어 기관이 매수 강도와 시기를 조절하는 모습"이라며 "미국 기술주 회복과 수출회복 신호가 지연돼 지수상승 속도는 부담스럽지만 추세 강도를 감안할 때 상승 연장쪽에 무게를 둬야 한다"고 말했다. 대신경제연구소 조용찬 책임연구원은 “한단계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실적 이외에 새로운 모멘텀이 요구받고 있으나 시장에서는 이를 둘러싼 논란이 일어날 것”이라며 “지수가 숨고르기가 필요해 신규 매수에는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연구원은 “2/4분기 환율 안정 등으로 원화가치에 민감한 수출주에 대한 차익실현 가능성을 고려해 은행, 증권, 내수관련주에 시각을 돌리는 역발상이 필요하다”며 “내주 GM과의 대우차 매각 본계약을 앞두고 부품업체 모멘텀도 기대할 만 하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