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POSCO)이 외국인의 매도공세로 급락했다. 국제 철강가격 약세 여파와 함께 1·4분기 실적부진에 따른 실망매물이 쏟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16일 거래소시장에서 포항제철은 전날보다 4천5백원(3.13%) 떨어진 13만9천원에 마감됐다. 전날에 이어 이틀째 하락했다. 14만원 밑으로 떨어진 것은 지난 10일 이후 5거래일 만이다. 이날 포항제철을 끌어내린 주역은 단연 외국인이었다. 외국인은 모두 3백5억원 어치를 내다팔아 순매도 종목 1위에 올려놨다. 외국인은 전날에도 52억원 어치를 순매도했었다. 이로써 포항제철의 외국인 지분율은 60.61%로 미국 테러 직후인 작년 9월12일의 60.83%보다 낮아졌다. 한화증권 양기인 연구원은 "오름세를 보였던 국제 철강재 가격이 최근 횡보하고 있다"며 "미국의 고율관세 부과 이후 각국의 수입규제와 진입장벽이 높아져 2·4분기에는 철강가격이 횡보국면을 벗어나기 힘들 전망"이라고 말했다. 양 연구원은 이에 따라 포항제철의 주가도 13만∼14만원대의 박스권을 횡보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양 연구원은 "포항제철의 주가수익비율(PER)이 16∼18배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외국인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운 가격"이라고 설명했다. 크레디리요네증권(CLSA)도 이날 포항제철의 1분기 실적 부진과 철강 수출을 둘러싼 불확실성 등을 이유로 '시장수익률 하회'의견을 유지했다. 이에 앞서 UBS워버그증권과 도이체방크도 포항제철의 1분기 실적이 당초 예상했던 수준이며 철강가격 회복에 따른 수혜도 불확실해 당분간 지수대비 초과 수익률을 내기 힘들 것으로 예상했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