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지주가 신한.굿모닝증권을 단기간에 업계 3위권으로 키우겠다고 `선전포고'함에 따라 대형증권사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신한지주는 두 증권사의 합병을 통해 덩치를 키운뒤 인력과 영업망을 확보하고 신한은행과의 공동 마케팅을 통해 3년내 리딩 증권사로 만들겠다는 각오다. 이는 업계에서 시장점유율 4위와 5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우증권과 대신증권을 밟고 일어선뒤 삼성.LG. 현대에 도전하겠다는 `선전포고'다. 신한.굿모닝증권의 합병은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증권업계의 구조조정에 강력한 충격을 줘 예상보다 빠르게 업계의 합종.연횡이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굿모닝 합병증권사 등장 신한지주는 이날 굿모닝증권 지분 30.0%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한 뒤 신한증권과 합병, 신한굿모닝증권을 설립하기로 이사회에서 결의했다. 신한증권이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상장사인 굿모닝증권이 신한증권을 흡수합병하는 형식을 택했으며 합병비율은 1.9976대 1이다. 두 회사는 이달 중 합병 및 자회사 편입 예비인가신청을 내고 합병추진위원회를 구성한 뒤 6월27일 합병 승인을 위한 임시주총을 개최하고 나면 7월 31일자로 완전히 `한 몸(합병)'이 된다. 신한지주는 신한증권 지분을 합쳐 합병회사의 지분 45%를 확보해 경영권을 차지하는 반면 H&Q등 기존의 굿모닝증권 대주주는 3.5%로 지분율이 떨어진다. 신한지주가 굿모닝증권의 지분과 경영권을 인수하는 대가로 지불하는 금액은 3천882억원으로 지난 4일 종가에 프리미엄 5.4%를 얹어 주당 7천200원을 쳐줬다. 업계에서는 굿모닝증권의 대주주인 H&Q가 그동안 지분을 일부 처분하며 원금을 모두 회수한데다 4∼5배의 투자차익을 남긴 점을 감안하면 인수가격이 좀 비싸다는 의견이다. H&Q등 대주주는 IMF시기에 963억원을 투자해 옛 쌍용증권의 경영권을 인수한 뒤 이번에 이를 현금화해 4천500억원을 확보하고도 아직 지분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한지주는 새로운 금융사를 인수할 때는 20∼30%의 프리미엄을 제공하는 것이 국제관행이라는 점에 비춰보면 만족할만한 가격이라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충분한 수익을 올린 뒤 빠져나갈 방법을 고민하던 외국계 투자자와 증권부문 규모확대가 시급한 신한지주의 `필요'가 잘 맞아떨어진 거래라고 분석했다. ◆신한.굿모닝증권 3년내 업계 3위 선언 신한지주는 신한굿모닝증권을 업계 상위사로 키워 명실공히 종합금융사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신한지주는 은행에 비해 증권.캐피탈 등 비은행부문 비중이 지나치게 작아 `대표 종합금융그룹'으로서의 위상이 제대로 서지않는다는 점을 고민해왔다. 이를 위해 일단 증권부문 규모확대가 급선무라고 판단하고, 신한증권의 지점을 늘리기보다는 다른 증권사를 인수한 뒤 키워나가는 방향을 선택했다. 굿모닝증권은 외국계 투자자가 대주주로 있어 경영권 확보가 비교적 쉬운데다 브랜드가치가 우수하고 영업역량이 탄탄하며 규모가 작아 조직을 통합하기가 수월할 것이라는 점이 높이 평가됐다. 신한지주 최영휘 부사장은 "합병증권사가 대형사에 비해 인력은 1천명 정도, 지점수는 60∼70개 적은 수준이어서 서둘러 지점을 증설하고 인력을 충원, 시장 점유율을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여기다 `깨끗한 이미지'의 신한은행이 갖고 있는 500만 고객과 두 증권사가 확보하고 있는 고객 정보를 공유해 공동마케팅을 펼치면 시너지효과가 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또 지주회사내 기업금융센터를 만들거나 마일리지 서비스를 공유하는 등 연계영업을 강화하는 것도 증권부문 경쟁력 강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합병증권사가 자리를 잡으면 올해 말 기준으로 그룹내 이익 비율이 합병전 은행91.2%, 증권 6.2%에서 합병 후에는 은행은 81.6%로 낮아지고 증권은 16.0%로 높아져균형이 잡힐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100% 고용승계를 보장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신한증권과 굿모닝증권의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점이 당장 합병의 걸림돌이다. 신한증권 노조는 지주사에서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노조와 협의도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굿모닝증권 노조도 고용불안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증권업계 경쟁심화,판도변화 예상 신한굿모닝증권의 등장으로 증권업계의 경쟁이 심화될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며굿모닝증권이 3위권 진입을 노리고 있는만큼 특히 상위 대형업체들이 위협을 받을것으로 보인다. 신한굿모닝증권은 합병 후 시장점유율과 자산규모가 업계 6위 수준이지만 동원증권 등 다른 중위권 업체와는 차이를 벌리며 5위권인 대신증권에 성큼 다가서게 된다. 여기에다 합병 증권사가 지점수를 확장하고 다른 회사의 인력을 빼가며 공격경영을 펼치고 은행과 연계해 기업금?부문에서 영업력을 강화할 경우 대형증권사들의 타격이 클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에대해 업계 대형업체들은 당장 큰 변화가 없는데다 향후 합병 시너지가 나타날지도 알 수 없다며 담담한 반응을 보였다. 일부에서는 과거 은행이 증권사를 경영했던 경우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고 현재 신한증권도 업계 위치가 미미한 수준이었기 때문에 합병 증권사가 큰 성과를 내기어려울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또 굿모닝증권은 젊은 경영자들의 효율적인 경영과 성과주의 급여체계를 바탕으로 급성장했지만 보수적인 은행 분위기가 역력한 신한지주에 편입됐을때 그만큼 효과를 낼 수 있겠냐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신한굿모닝증권이 시너지효과를 내며 은행을 등에 업고 승승장구 할 경우 대단히 위협적일 것이라는 점에서 속으로는 크게 긴장하는 모습이다. 또 이번 건이 촉매가 돼 업계 구조조정이 매우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경쟁업체가 대형화될 경우 생존을 위해서는 역시 몸집불리기식 대응이 블가피하다는 점에서 증권사들은 중.장기적 대응 전략을 고심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