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복 조흥은행장이 이임을 하루 앞둔 28일 직원들에게 고별강연을 가졌다. 책임자급 이상 직원 7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비전구현 당부를 위한 직원간담회'는 오전 8시부터 10시10분까지 2시간10분동안 진행됐다. 이날 강연에서 위 행장은 두가지 화두를 던졌다. 첫번째는 미래의 사업포트폴리오를 구축하라는 것이고 두번째는 'CDO(Creative Destruction Officer)'로 자신을 기억해 달라는 것이다. 위 행장이 미래의 사업포트폴리오로 제시한 것은 금융지주회사 설립이다. 위 행장은 "외국자본과 제휴를 통해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하는 것이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혔다. 구체적으론 "급변하는 환경속에서 신규사업 영역에 진출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식이 외국기업과의 전략적 제휴"라며 "지분제휴를 통해 수익성있는 미래시장에 진입하고 새로운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금까지 합병논의가 계속 있어왔지만 통합과정에서 심각한 장애요소가 있어 성과를 이루지 못했다"며 "주도적 합병을 위한 무기로 지주회사 설립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조흥은행은 현재 조흥투신운용의 지분을 매입할 외국 보험사와 함께 금융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위 행장은 조흥은행이 개척해야 할 미래형 영업부문으로 중소기업 등 '미들마켓'과 PB(프라이비트뱅킹) 사업, 방카슈랑스 등을 꼽았다. 위 행장은 이날 강연에서 CDO라는 개념을 새로 선보였다. "한단계 발전을 위해선 과거로부터의 탈피가 필요하다는 의미에서 자신이 창조적 파괴를 위한 경영자(CDO)로 기억됐으면 좋겠다"는 뜻을 밝혔다. 위 행장은 이날 강연 원고(30장 분량)를 스스로 작성했다. 조흥은행은 29일 오전 10시 주주총회를 열어 홍석주 상무를 행장으로, 위 행장을 이사회회장으로 선임할 예정이다. 주주총회는 조흥은행 홈페이지(www.chb.co.kr)를 통해 생중계된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