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정보기술)업체들의 경기가 풀리고 있다. 업황 호전이 예견됐던 TFT-LCD(초박막액정표시장치),이동통신 단말기 등에서 신규사업 수주가 이어지고 있다. 아직 시장이 본격적인 회복단계에 진입하지 않은 광통신장비,소프트웨어 등에서도 공급계약이 이뤄지고 있는 등 경기회복이 IT부문 전반으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27일 코스닥증권시장(주)에 따르면 이달 들어 국내에서 사업을 수주한 기업은 85개사에 이른다. 이중 IT부문으로 분류되는 기업이 80~90%에 이르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삼성전자,해외에서는 중국기업이 주요 발주처로 등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잇단 사업 수주계약은 그동안 기대감 수준에 머물던 경기회복을 확인시켜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투자확대=삼성전자는 올초 3조원으로 예정했던 올해 투자규모를 4조5천억원 수준으로 높인다는 방침이다. 늘어나는 1조5천억원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7천억원은 TFT-LCD에 투입키로 했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계획은 코스닥 IT기업들의 사업수주로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이달에만 레이젠 에스에프에이 오성엘에스티 등 5개 코스닥 업체가 6건의 사업을 따냈다. 대부분 TFT-LCD 사업이다. 광통신과 관련된 발주물량도 나오고 있다. 맥시스템은 삼우통신 윤익씨엔씨 등으로부터 ADSL(부호분할다중접속) 모뎀을 잇따라 수주했다. 전자복권 관련 솔루션 사업도 늘어나 소프트포럼은 올해 들어서만 3건의 전자복권 보안솔루션 공급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최대 수출처로 떠오른 중국=수출은 올해 CDMA 이동전화서비스를 새로 시작한 중국으로 집중되고 있다. 제품은 휴대폰이 가장 많다. 스탠더드텔레콤은 이달 들어 중국에서 1천5백억원(3건) 규모의 휴대폰 물량을 확보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을 초과하는 것이다. 와이드텔레콤 텔슨전자 등도 중국에서 잇따라 대규모 이동통신 단말기 사업을 확보,올해 흑자전환을 목표로 잡고 있다. 통신장비 수출도 중국으로 향하고 있다. 도원텔레콤이 최근 1백5억원 규모의 VDSL장비를 공급키로 계약을 체결한 것을 비롯 중계기 등 10여개 업체가 중국 문을 두드리고 있다. 소프트웨어와 관련해서는 미국 시장도 열리고 있다. 핸디소프트는 27일 창사이래 미국내 단일기업에 납품하는 규모로는 가장 큰 4백만달러어치의 업무처리시스템을 미국 금융업체인 컨세코에 공급키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미국 IT시장이 확실히 좋아지고 있다"며 "올해 미국에서 1천2백만달러 규모의 매출을 올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증권전문가들은 "그동안 주가가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이미 많이 오른 상태"라며 "이제는 실적 회복이 구체화되는 업종과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에 나설 시점"이라고 전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