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도세가 주춤해진 삼성전자의 주가 향방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6일 거래소 시장에서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1백27억원 순매도했다. 전날 순매도 금액(1천5백88억원)의 10%도 안된다. 외국인 매도가 주춤하고 국내 기관 매수세가 유입돼 삼성전자는 이날 2.6% 가량 상승했다. 외국인은 이날 삼성전자보다 LG전자(4백61억원 순매도)와 국민은행(2백69억원 순매도)을 더 많이 내다팔았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지분이 56%대로 떨어지면서 외국인의 차익매물이 일단락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외국인들은 지분율이 사상 최고 수준이었던 지난해 12월6일(60%)이후 꾸준히 차익매물을 쏟아냈다. 이날 현재 외국인은 모두 1조5천7백억원 어치를 내다팔았다. 지분율도 56%대로 4%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외국인은 지난 2000년에도 1조6천억원 가량을 내다판 뒤 순매수로 전환했다는 점에서 향후 움직임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2000년 7월13일부터 10월18일까지 약 3개월 동안 삼성전자 주식 1조6천억여원 어치를 처분했었다. 지분율을 57.17%에서 52.43%로 5%포인트 가량 떨어뜨린 뒤 다시 순매수로 돌아섰었다. 조만간 외국인이 삼성전자에 대해 순매수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것도 이같은 과거 사례 때문이다. 대우증권 전병서 부장은 "삼성전자가 적절한 시기에 자사주 매입 방침을 밝힌 것으로 평가된다"면서 "삼성전자를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로 여겨진다"고 말했다. 전 부장은 인텔 등의 CB(전환사채) 전환 청구 가능성에 대해 "반도체 경기와 업계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인텔이 반도체 경기회복 초기국면에서 CB를 주식으로 전환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단기투자하는 헤지펀드들의 차익매물을 국내기관과 개인이 소화해냈다"면서 "추가적으로 나올 매물은 적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LG투자증권 구희진 연구위원도 "해외 CB가 4억달러 가량 남아있지만 EB(교환사채) 발행 등으로 소유주가 상당 부분 바뀌어 매물로 나올 물량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삼성전자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이 당초 증시에 알려진 1조3천억원보다 많은 1조7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여 다음달 19일로 예정된 IR(기업설명회)를 전후로 주가 재평가 작업이 이뤄질 공산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