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매물이 지속적으로 출회되면서 900선 돌파 시도가 무산됐다. 외국인은 삼성전자 등 반도체 관련주를 중심으로 자동차, 통신 등에서 차익매물을 출회시키고 있다. 오전 중 순매도 규모가 1,000억원을 넘어 앞으로 얼마나 불어날 지 주목된다. 외국인 매도에 더해 프로그램 매매도 비차익을 중심으로 차익매물이 나오면서 매도우위여서 매물소화가 좀더 진행되야 할 것이라는 게 시장분위기다. 특히 이날까지 세 차례에 걸친 900선 돌파시도가 무위로 돌아간다면 단기 조정시각이 좀더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거래소보다는 수익률이 나은 코스닥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질 공산이 크다. 그러나 자금 수급면에서 고객예탁금, 장기증권 저축을 포함해 주식형 펀드 자금유입 등이 지속되고 지난주말 발표된 대한상의의 유통업 BSI 지수나 신용보증기금의 2/4분기 BSI 등 경기에 대한 전망이 워낙 밝아 900선 돌파시도는 꾸준이 지속될 전망이다. 25일 종합주가지수는 오전 11시 37분 현재 893.08로 지난 금요일보다 2.90포인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장중 900선을 돌파하며 903까지 올랐으나 외국인의 매도에 발목이 잡히며 보합권에서 매물을 소화하고 있다. 저점은 891선이다. 그러나 코스닥지수는 통신주 주도 속에서 95.62로 1.32포인트 오름세를 지속하며 사흘째 상승 중이다. 코스피선물 6월물은 111.50으로 0.10포인트 떨어진 가운데 시장베이시스는 0.3대의 콘탱고가 유지되고 있다. 장중 112.85까지 올랐으나 외국인 선물 매도에 눌리자 111.20까지 저점을 낮추기도 했다. 프로그램 매매는 꾸준히 매수가 유입되고 있으나 주가가 조정을 받는 데다 단기 상승으로 거래비용 부담도 늘어났고 차익매물도 나와 소폭의 매도우위를 보이고 있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SK텔레콤, 한국통신, 국민은행, 현대차, 기아차, 신한지주 등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이 약세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반도체 D램 가격의 탄력이 둔화되면서 외국인 매물이 집중되고 포항제철이 미국과 유럽연합의 수입관세 부과에 더해 중국의 반덤핑 제소까지 겹치자 4% 이상 급락하며 대형주 약세를 주도하고 있다. 철강의 경우 미국이 촉발한 수입관세 부과가 유럽연합을 걸쳐 중국이 반덤핑 제소 등 자국 이익을 위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고 있다. 철강 수출이 많은 국내 입장에서는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자칫 일본과 한국으로 물량이 과다 공급될 우려도 있어 국내에서도 수입절차 등 비관세 장벽을 통한 보호조치가 필요하지 않느냐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주초 채권단 회의가 예정된 하이닉스도 약세권에 있는 가운데 매각안 타결 등 돌파구가 나오기를 고대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현대건설은 청와대에서 남북관계 진전 및 공사 수주설 등으로 개장초 급등했으나 4월초 임동원 대통령 외교안보통일 특보의 북한 파견 등으로 4% 수준으로 다소 완화됐다. 한국전력은 새벽 공권력의 발전노조 해산을 위한 연세대 진압 등에도 불구하고 대형주 중에서 '게 중 저평가' 의식에 2만5,000원대의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또 삼성전기, 삼성SDI 등 옐로칩이 상승하는 가운데 LG전자가 6% 이상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닥에서는 KTF, LG텔레콤, 하나로통신 등 통신주가 지난주 이래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다. 거래소에서는 하락종목이 430개로 상승종목 346개를 앞서고 있으며 코스닥에서는 상승종목이 403개로 하락종목 325개를 상회하고 있다. KGI증권의 황상혁 선임연구원은 "거래소의 경우 외국인 매수 여부가 900선 돌파에 관건이 될 것"이라며 "그러나 경기나 기관 등 수급면에서 증시 안정감이 높아져 견조한 매물소화과정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거래소가 보합권 등락을 할 경우 수익률은 코스닥에서 나게 될 것"이라며 "내수도 좋지만 수출관련주와 구조조정 관련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