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1대주주 기업의 고배당 문제는 서울증권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서울증권은 지난 8일 이사회를 열고 2001사업연도(2001.4~2002.3)의 주주 배당으로 주당 1천5백원(액면가의 60%)을 지급하는 방안을 확정, 오는 5월 정기주주총회에 상정키로 결정했다. 이는 1999년 1백25원, 2000년의 1백30원보다 10배가 훨씬 넘는 수준이다. 이 방안이 주총에서 의결되면 주주배당으로 나갈 금액이 총 8백36억원에 달하게 된다. 올해 예상 순익규모(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2백85억원)의 2배를 웃도는 규모다. 증권업계는 서울증권의 이같은 초고배당정책이 대주주인 미국 조지소로스의 투자자금 회수와 직간접적으로 관련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세계적인 펀드 운용자인 조지 소로스가 운용하는 퀀텀인터내셔널은 지난 99년 서울증권에 6백75억원(전환사채 5백억원+실권주인수 1백75억원)을 투입, 지분 31.96%를 인수했다. 서울증권의 1대주주가 됐고 그 이후 서울증권 경영에 깊숙이 개입했다. 특히 전환사채의 주식 전환가격은 당시 시가보다도 30% 낮은 가격으로 책정됐었다. 서울증권은 초고배당 정책을 내놓은 뒤 연이틀 가격제한폭까지 뛰는 등 4일간 주가가 35.4%나 폭등했다. 퀀텀인터내셔널은 이 와중에 3백50만주(6.28%)를 팔았다. 이 과정에서 조지소로스는 1백89억원의 매매차익을 얻었다. 예상 배당수익 2백14억원을 합하면 총 4백4억원의 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총투자자금의 60%를 되가져가는 셈이다. 현재 보유중인 주식의 시가총액도 1천2백2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과도한 주주배당과 그에 따른 주가급등 현상은 '국부유출' 논쟁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증권업계는 서울증권의 초고배당이 '깜짝쇼'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증권은 작년말 기준 배당가능 여유자금이 1천억원선에 달한다. 올해 8백억원이 넘는 배당금이 사외유출될 경우 내년에도 이같은 고배당을 유지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는 것.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