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F는 '코스닥 대장주'다. 시가총액이 7조8천억원(지난 12일 종가기준) 규모로 코스닥 전체의 11.8%나 된다. 거래소에 삼성전자가 있다면 코스닥에는 KTF가 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코스닥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그러나 실적 면에서는 그동안 '대장주'라는 이름에 걸맞는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 이동전화 서비스사업의 특성상 초기 투자가 많아 투자자금을 회수하는데 바빴다. 지난 2000년 사업개시 3년만에 흑자로 돌아섰으나 누적 손실을 해소하기에는 아직 크게 모자란다. 그러던 KTF가 지난해부터 실적이 급속도로 개선되며 진정한 코스닥 대표기업으로 자리를 굳히고 있다. 지난해 매출 4조5천억원에 7천4백억원에 달하는 영업이익을 올렸다. 순이익도 애널리스트들의 예상치를 훨씬 웃도는 4천3백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5천여억에 이르던 누적손실을 지난해말 모두 털어버린 것은 물론 소폭의 누적 흑자로 돌아섰다. 이만 하면 7백여개 코스닥 기업중 최고수준이다. 올해 실적 호전양상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회사측은 매출의 경우 지난해보다 44% 증가한 6조5천억원, 영업이익은 34% 늘어난 1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순이익도 5천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증권 애널리스트들은 관측하고 있다. KTF의 이같은 질적.양적 성장을 이끄는 주축은 무선데이터 통신서비스다. 무선데이터 통신이란 이동전화를 통해 문자서비스를 받고 이동중 인터넷을 이용하는 것으로 이제 막 시장이 열리고 있는 분야다. 특히 KTF는 동종업계에서 무선데이터 매출비중이 가장 높아 성장성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실제 KTF는 지난 2000년 이동전화 사용금액중 무선데이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4.7%(49억원)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7.7%(1천8백억원)으로 급증했다. 또 올해에는 무선데이터 사용비중이 12%대로 올라서면서 이 부문에서만 4천억~5천억원선의 수입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회사측은 "가입자의 66%가 넘는 6백50만명이 무선인터넷을 사용하고 있고 특히 지난해 11월 새로 시작한 아이콘 방식의 무선인터넷 서비스(멀티팩) 이용자가 불과 4개월만에 28만명을 넘어서는 등 무선데이터 이용이 크게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동영상을 휴대폰으로 내려받아 볼 수 있는 차세대 서비스가 오는 5월 월드컵을 앞두고 상용화되면 무선데이터 사용자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같은 실적 호전에도 불구, 주가는 좀처럼 움직이지 않고 있다. 지난 12일 종가(4만2천8백50원)는 지난해 12월초(4만3천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 기간중 코스닥 시장이 평균 21.9% 상승한 것과 크게 대조된다. 증권전문가들은 "해외 통신업체들이 무리한 투자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주가가 신통지 않은 점이 국내 동종업체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러나 KTF를 비롯한 국내 통신업체는 실적면에서 외국과 크게 차이난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특히 KTF는 올해부터 무선인터넷 사용자가 크게 늘면서 수익성은 배가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우증권 LG투자증권 동원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KTF가 과매도 상태를 보이고 있다며 매수의견을 내고 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