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헌 현대아산 이사회 회장이 현대상선 등기이사로 복귀한다. 이는 그동안 경영일선에서 물러나 대북사업에만 전념해 왔던 정 회장이 과거 현대그룹 계열사들의 지주회사 역할을 했던 현대상선을 매개로 경영 재개의 수순 밟기에 나선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현대상선은 오는 28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서 정 회장을 신임 등기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라고 13일 밝혔다. 회사측은 "4.9%의 지분을 갖고 있는 대주주로서 이사회에 참여하는 것"이라며 "비상임이사이기 때문에 장철순 사장 중심의 현 경영체제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계 일각에서는 정 회장이 등기이사 복귀후 자동차운반선 사업부문 매각 등 현안사업을 직접 챙김으로써 향후 전면적인 경영복귀를 위한 모양새를 갖춰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정 회장은 작년말 이후 채권단측과 잦은 접촉을 가지며 자동차운반선 매각 작업을 주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정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에 대해 채권단측도 양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의 등기이사 선임에도 불구하고 전면적인 경영일선 복귀에는 다소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현대상선이 당분간 채권단의 지원으로 살림을 꾸려 나가야 할 입장인데다 하이닉스 현대투신 등의 처리과정에도 직접 개입하기 어려운 여건이기 때문이다. 정 회장은 따라서 일단 대북사업에 전념하되 각 계열사들의 정상화 추이를 봐가며 경영활동의 수위를 조절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