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2001사업연도 정기주주총회를 1주일도 채 남기지 않은 상태에서 일정을 돌연 변경,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현대건설에 따르면 회사는 토요일이었던 지난 9일 이사회 멤버 4명 가운데2명만 참석한 가운데 긴급 이사회를 개최 정기주총을 당초 계획보다 늦춰 열기로 의결했다. 당초 오는 15일 오전 계동 현대사옥 본관 대강당에서 정기주총을 열기로 했으나`주총 준비에 예상보다 시간이 걸린다'는 이유를 들어 27일 같은 장소에서 개최하기로 변경한 것. 문제는 현대건설이 일정 변경의 이유로 댄 `주총 준비'가 석연치 않다는 점이다. 이사회가 열리기 전날인 지난 8일은 현대건설이 결산 재무제표에 대해 외부감사인인 삼정회계법인으로부터 검토의견을 얻었어야 하는 시한이었는데 이 시한까지 외부감사인의 검토의견이 나오지 않았다. 업계 일각에서는 삼정회계법인이 부실채권의 추가 상각을 요구했고 자발적으로8천억원의 적자를 감수하면서 부실채권을 털어낸 현대건설로서는 이 요구를 수용하기 힘들다며 `줄다리기'를 하다 시한을 넘긴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건설 관계자는 "몇몇 경미한 사안에 대해 최종 조율할 부분은 있지만 이번 결산에서 외부감사인과 큰 이견은 없다"고 설명했다. 현대건설 내부에서는 8천억원 적자라는 실적을 감안할 때 내주까지 다른 기업들이 잇따라 주총을 개최한 다음 세간의 관심이 한 풀 꺾일 때를 기다렸다가 천천히여는 것이 낫다는 `전략상' 일정을 변경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현대건설 고위 관계자는 "대강당 보수공사로 인해 장소를 사용할 수 없어일정을 바꿨다"고 말했으나 확인 결과 공사는 13일께 완료, 15일 주총 개최에는 차질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계동사옥 본관 대강당에서는 오는 16일 현대자동차 그룹의 현대모비스가 정기주총을 개최할 예정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영묵기자 econo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