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엔 급락으로 달러/원 환율이 닷새째 하락했다. 그러나 공급물량이 따라주지 않아 하락폭은 적었다. 달러/엔 환율이 지난 약 2개월동안 머물던 132∼135엔의 박스권을 하향 이탈, 129엔대로 진입하는 모멘텀을 제시했다. 달러/엔의 하향 움직임과 공급물량 부담으로 하락궤도를 그리던 환율은 시간의 흐름과 함께 결제수요 등 매수세가 형성되며 반등폭이 커졌다. 이에 따라 엔-원간 동조화는 약화됐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80원 내린 1,314.50원에 마감, 닷새째 하락했다. 이날 달러/원은 달러/엔이 130엔대로 급락하자 개장초 최근 지지선으로 인식되던 1,315원이 붕괴되며 하락했으나 1,310원 이하로 밀리지는 않았다. 장중 일시적으로 1,309원선을 거닐었던 환율은 결제가 앞선 수요우위의 장세를 반영, 달러/원의 하향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지 않았다. 특히 장 막판 달러매도초과(숏)포지션을 닫기 위한 커버수요가 적극적으로 등장하며 낙폭을 크게 줄였다. 원-엔 간의 동조화에 금이 가면서 엔/원 환율은 100엔당 1,000원대를 회복, 1,013원선까지 치솟았다. 엔/원 환율은 지난 1월중 일시적으로 1,000원대를 회복한 외에 980∼990원을 거닐었다. ◆ 1,310원 지지선 인식 = 시장은 여전히 달러/엔 환율의 하락 여부에 관심을 갖고 있으나 1,310원 아래로는 다소 어렵다는 견해가 우세하다. 공급 물량의 뒷받침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시각이다. 특히 이날 달러/엔의 급락에도 쉽게 1,310원을 뚫지 못함에 따라 시장참가자들 사이에서는 1,310원에 대한 지지력이 일단 확보된 것으로 보고 있다. 물량공급이 예상보다 많지 않은 상황에서 정유사 결제와 국책은행의 매수세가 환율 하락을 제한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추세와 수급 싸움에서 수급이 우위를 점한 것 같다"며 "정유사의 결제수요와 국책은행 매수, 달러되사기(숏커버) 등이 후반으로 갈수록 힘을 발휘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일도 달러/엔이 중요하나 분위기상 130엔 회복 가능성이 있으며 129∼131엔 레인지를 예상하고 있다"며 "장중 수급에 따른 움직임에 따라 1,310∼1,318원에서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계은행의 딜러는 "수요우위의 장세였던 것으로 보인다"며 "달러/엔과 별개의 흐름으로 흐른 탓에 1억달러 가량 달러매도초과(숏)상태를 보인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오늘 비교적 약했던 엔 강세에 대해 일본 외환당국이 내일 어떻게 나올 지가 관심"이라며 "내일 기준율보다 위쪽 수준에 있으면 네고가 좀 나올 것으로 보이나 1,310원은 쉽게 깨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 달러/엔 급락, 원-엔 동조화 미약 = 달러/엔 환율은 전날 뉴욕에서 큰 폭 하락, 130.70엔을 기록했으며 이날 도쿄에서 오전만해도 보합권에서 주로 등락했다. 구로다 일본 재무성 국제담당 차관의 '예의주시' 발언이 있었지만 달러/엔은 큰 등락이 없었다. 그러나 오후 들어 급락페달을 밟은 달러/엔은 129.42엔까지 추락했다. 이후 저가매수 등으로 130엔대에 일시적으로 재진입했으나 하향 압력이 계속돼 129.10엔까지 급락했다. 달러/엔은 오후 5시 5분 현재 129.27엔을 기록중이다. 이날 닛케이 225평균 지수는 전날보다 2.55% 오른 1만1,648.34포인트를 기록, 7개월중 최고치를 경신하는 강세를 보였다. 이같은 엔 강세는 최근 일본 증시가 상승세를 거듭하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자 확대 전망이 엔 매수세를 촉발시킨 데다 3월말 회계연도 마감을 앞두고 일본 기업의 해외자산 매각 기대감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달러/엔이 이달중 127∼128엔까지 내려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은 거래소에서 644억원의 매도우위를, 코스닥시장에서 358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하며 엇갈린 방향을 그렸다. 두 시장을 합쳐 외국인은 이틀째 주식을 순매도했다. 외국인 주식자금 공급이 오전중 있었으나 결제수요가 이를 흡수했으며 국책은행의 매수세도 하락 제한에 한 몫했다. 역외세력은 매수와 매도를 번갈아하는 양상이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4.80원 낮은 1,311.50원에 개장가를 형성한 환율은 서서히 밀려 9시 38분경 1,310.50원까지 내린 뒤 저가 매수 등으로 1,311원선으로 소폭 반등했다. 그러나 외국인 주식자금 출회와 130.60엔대로 반락한 달러/엔으로 10시 25분경 이날 저점인 1,309원까지 곤두박질쳤다. 이후 1,309원선에서 결제수요가 등장, 1,310원대를 회복한 환율은 달러되사기(숏커버)작업을 병행하면서 11시 48분경 1,311.70원까지 반등했으며 1,311.2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60원 낮은 1,310.6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개장직후 1,309.90원까지 내려선 뒤 이내 반등, 1시 41분경 1,311.50원으로 되올랐다. 그러나 달러/엔의 130엔 하향 돌파로 재반락한 환율은 1시 58분경 1,309.20원까지 내려섰다가수요우위를 바탕으로 차츰 반등, 2시 41분경 1,312.90원까지 되올랐다. 포지션 교환에 따른 장중 등락이 빠르게 진행됐다. 이후 환율은 한동안 1,311∼1,311원을 오가다가 매수세가 다시 강화되며 장 막판까지 고점 경신을 거듭하며 이날 고점인 1,314.50원에 마감했다. 장중 고점은 1,314.50원, 저점은 1,309원으로 장중 5.50원이 이동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20억5,43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8억4,44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2억9,500만달러, 2억7,380만달러가 거래됐다. 8일 기준환율은 1,311.1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