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이 달라졌다. 무엇보다 손바뀜이 활발해지면서 거래량과 거래대금이 급증하고 있다. 7일 거래량은 5억2천여만주를 기록했다. 거래량이 5억주를 넘어서기는 지난해 11월15일(5억5천여만주)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이 주식을 사들이는 손놀림도 예사롭지 않다. 코스닥지수는 이날 하락세로 마감됐지만 매물벽이 워낙 두터워 좀처럼 넘기 힘들 것이라던 85선을 장중 한때 돌파하는 등 탄력을 받고 있다. 등록기업에 대한 평가도 변했다. 이제까지는 사업모델과 기업전망에 대해 '될 것이다'라는 막연한 기대 내지 가능성이 강했지만 이제는 실제 이익 등을 내며 '되는 기업'으로 검증받는 곳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코스닥시장의 체질이 변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아직은 거래소시장의 조정을 틈탄 '반짝 장세' 성격이 짙지만 전문가들은 시장의 체질이 개선된 만큼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검증된 종목들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3D종목이 뜬다=코스닥시장에 불을 붙인 것은 3D종목이다. 3D란 반도체(D램),표시장치(Display),디지털(Digital)을 뜻한다. 이들은 코스닥 전체 등록종목의 20% 이상을 차지한다. 3D는 올해초 증시의 최대 화두인 턴 어라운드(turn around)의 대표종목들이다. 예컨대 반도체의 경우 최악의 불경기를 지났다는 것이 정설이다. "올해는 실적 개선 여부가 아니라 개선의 폭이 어느 정도이냐가 관심(대우증권 전병서 조사부장)"일 정도다. LCD로 대표되는 표시장치는 수요초과 상태다. D램과 LCD의 완제품 생산업체는 거래소에 있지만 이들 제품의 장비와 재료 공급업체는 코스닥에 몰려있다. 디지털위성방송의 설비업체들도 코스닥에 포진해 있다. 그 만큼 유망종목들이 코스닥에 널려있다. ◇알짜기업 속출=전통 대장주의 하나인 다음커뮤니케이션의 주가는 최근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 99년에는 막연히 인터넷의 대표종목이라는 이유로 올랐지만 최근 상승의 배경은 다르다. 영업이익을 낸다는 기업실적이 주가를 밀어올렸다. 코스닥종목은 2000년 이후 2년여에 걸쳐 철저한 검증을 거쳤다. 다음의 주가상승은 이같은 검증 결과가 주가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같은 맥락에서 올 1~2월 중에 작년 같은 기간보다 두배 이상 실적을 높인 종목들이 속출하고 있고 이들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은 긍정적이다. 외국인도 연초에 대형주를 사들였지만 이제는 매수대상을 중소형주로 넓히고 있다. 각 증권사에는 코스닥기업을 탐방하고 싶다는 외국투자자의 문의가 끊이질 않고 있다. 대신경제연구소 정윤제 수석연구원은 "거품이 걷히면서 '알짜기업'들이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하고 있다"면서 "올 1분기 실적이 발표되면 완전한 차별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전략=아직 확인이 필요한 대목도 있다. 우선 수출 환경이 좋지 않아 IT제품의 해외판매가 늘지 않는다는 것을 유의해야 한다. 또 매물이 첩첩이 쌓여 있어 시장에너지의 보충도 필요하다. 지난 98년에 비해 등록종목수가 두배가 넘는다는 점에서 시장의 힘이 분산될 가능성이 높다. 고질적인 문제인 시장의 '신뢰성'도 시장을 위축시킬 수 있는 변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시장의 체질개선을 들어 코스닥시장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정보팀장은 "실적개선이 확인되는 종목이나 모멘텀을 갖고 있는 종목은 지수 움직임과 관계없이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