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850선 벽에 부딪혀 조정장세로 들어서려는 참에 하이닉스 충격이 겹치자 큰 폭으로 하락했다. 7일 거래소시장은 장 초반 850선을 공략하기도 했으나 오후들어 진념 부총리의 하이닉스 독자생존 난망 발언이 나오자 급락세로 돌아서 820대로 떨어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850선 돌파 실패에 따른 피로감과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에 대한 부담, 하이닉스 악재가 동시에 작용하고 있어 지수는 당분간 조정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진 부총리 하이닉스 발언 충격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미 증시 급등세 지속에 힘입어 장 초반 850선까지 올라갔으나 오후들어 진 부총리가 하이닉스의 독자생존이 어려울 것이라고 언급하면서 820대로 주저앉았다. 진 부총리가 이날 라디오 프로에 출연해 단순히 영업이익이 났다는 것이 하이닉스 독자생존의 근거가 되지 못한다고 발언하자 하이닉스는 하한가로 떨어졌고 지수는 전날보다 13.62포인트 하락하며 829.44로 내려섰다. 증시 전문가들은 진 부총리의 발언이 하이닉스 매각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독자생존까지 어렵다는 뜻으로 해석되면서 증시에 직격탄이 됐다고 설명했다. 하이닉스도 그동안 반도체가격 상승과 그에따른 독자생존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가 강세를 보이며 2천원대를 회복하기도 했으나 이날 진 부총리의 발언이 나온 직후 하한가로 내리꽂혔다. ◆850선 돌파시도 무산에 따른 피로감 이달 들어 지수는 미 증시 급등과 국내 호재 등을 바탕으로 치고 올라갔다가 밀려내려오기를 거듭하며 850선의 벽을 실감했다. 지난 4일과 5일에는 847선까지 뛰었올랐으나 막판들어 상승폭이 축소되며 각각 830대와 840대에 올라서는데 만족해야 했으며 전날에도 850선에 잠시 걸쳤다가 밀려나 강보합수준으로 마감했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선물.옵션 동시만기일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 기술적.심리적 저항선인 850선을 뛰어넘기가 쉽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850선은 기술적 분석상 저항선인데다가 850선을 넘어설 경우 1,000선 돌파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며 심리적 저항선의 의미까지 더해졌기 때문이다. 즉, 850선 돌파는 지수가 1,000선까지도 올라갈 수 있다는 확신이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에 1,000선 돌파라는 짐까지 짊어지게 된 셈이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지수가 1,000선을 넘어설 만큼 경제상황과 증시상황이 호전됐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확신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850선 돌파 무산으로 추가상승에 대한 투자자들의 확신이 부족한 것으로 확인되자 증시는 부쩍 피로감을 느끼고 힘을 잃었다. ◆선물.옵션 만기일 이후 방향설정 증시 전문가들은 다음주 14일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 전까지는 지수가 약세를 보이다가 그 이후에 상승이든 하락이든 방향을 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일단 선물.옵션 동시만기일까지는 수급상황이 좋지 못한데다 피로가 쌓인 시점에 하이닉스 충격이 터지며 조정분위기가 조성됐기 때문에 상승세를 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프로그램 매수차익거래 잔고가 8천억원에 육박해 대규모 물량 출회가 우려되는데다 외국인도 프로그램 물량을 받아주긴 했지만 적극적인 매수의사는 보이지 않고 개인 역시 시장을 주도할만한 힘은 없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850선 돌파 실패에 따른 후유증이 나타나고 하이닉스 관련 악재가 불거지면서 증시 분위기가 긍정적이지 못하다. SK증권 현정환 애널리스트는 "선물.옵션 만기일 전까지는 주도적 투자주체가 없는 가운데 그동안 덜 오른 제약.건설주 등으로 순환매가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우증권 이상문 연구위원은 "선물옵션 만기 전까지 조정분위기가 나타나겠지만 상승장에서는 조정이 매우 짧기 때문에 프로그램 매물 우려가 사라지는 만기직후 재상승으로 방향을 틀 가능성도 많다"고 말했다. 미래에셋증권 황상윤 투자정보부장은 "기술적 분석상 8일이나 20일을 기점으로 한차례 쉬어가는 장세가 나타난 뒤 재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반면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5개월간 가파르게 올라온 데 따른 조정기가 4월 초중반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