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 내부에서 구씨와 허씨 두 대주주 집안의 계열사 분할작업이 한창이다. 재계에 따르면 구씨 일가는 LG그룹의 전자, 통신, 화학, 금융 계열사들을 맡고 허씨 일가는 건설, 유통, 정유 부문을 맡는 것으로 내부의견이 조율돼 경영진 이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구씨 일가내에서도 고 구인회 그룹의 동생들인 구태회, 구평회, 구두회씨 측에는 LG전선과 LG칼텍스가스, 극동도시가스를 맡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오는 18일 열리는 LG전선 주주총회에서는 구평회 LG창업고문의 장남인 구자열 부사장이 한동규 기술담당 부사장과 함께 LG전선의 대표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 허창수 LG전선 회장은 오는 20일 LG건설 주총에서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돼 이회사의 기획담당상무를 맡고 있는 동생 허명수씨와 함께 LG건설의 경영을 맡게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현재 LG백화점과 LG슈퍼센터의 대표를 맡고 있는 허승조 사장은 오는 7월 출범하는 LG 유통부문 통합법인의 대표이사를 맡아 LG 유통부문의 경영을 총괄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초에는 허동수 LG칼텍스정유 부회장이 회장으로 승진해 허씨 일가가 건설, 유통, 정유 부문 계열사에 대한 경영권을 확고히 하는 작업을 서두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 구본준 LG필립스LCD 사장은 최근 LG전자 지주회사인 LGEI 등기이사로 선임돼 전자, 정보통신 부문에 대한 구씨 일가의 경영권도 더욱 확고해졌다. 재계에서는 LG의 이같은 경영권 분할작업에 대해 내년부터 본격화될 지주회사체제에 대비해 구씨와 허씨 일가의 계열사 지분을 조기에 정리해 책임경영체제를 확립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LG그룹 관계자는 이에 대해 "내년에 출범하는 그룹 지주회사에는 LG그룹내 대부분의 계열사가 포함될 것"이라며 "구씨와 허씨 집안의 경영권 정리와 관련해 그룹차원에서 추진되는 일은 없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