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주 < 현대증권 연구원 > 증시가 본격 상승세를 보인 지난해 9월말 이후 삼성중공업은 시장수익률보다 40% 가량 초과 하락했다. 선박 가격의 급락으로 조선업체들의 미래 수익성이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선가하락의 근본적인 이유는 지난 99년 낮은 가격으로 대량 수주했던 선박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해운시장에 본격 투입된 반면 경기침체로 해상물동량은 감소해 해운운임 하락과 함께 선박 수요가 감소한데서 찾을 수 있다. 그러나 올들어 세계 경기회복과 함께 해상물동량이 다시 늘고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선가 하락폭은 제한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선가하락으로 주가는 주춤거리고 있으나 더 이상 악재로 작용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 엔화의 급격한 평가절하도 불안 요인이지만 한일 양국의 조선업체들이 2년반 정도의 조업량을 확보하고 있어 지나친 선가 경쟁은 없을 전망이다. 향후 선가 하락폭이 제한된다면 삼성중공업의 주가는 그동안 시장대비 초과하락했던 부분을 만회할 수 있을 것이다. 세계 물동량 증가율(연간 3.5%)과 자체 생산성 증가율(연간 2.5%) 등을 감안할 때 삼성중공업의 장기적인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은 연평균 10.7%로 예상된다. 삼성중공업의 2002년 예상 주당순이익은 7백58원으로 8.7배의 PER(주가수익비율)을 적용한 적정주가는 6천2백10원으로 산출돼 25% 정도의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올 하반기 대기중인 선박인도량이 어느 정도 소화되고 해상물동량이 회복될 경우 본격적인 선가 회복을 기대할 수 있어 또 한 차례의 주가 상승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지금은 증거보다는 직관이 필요한 때다. 현재 선가는 실망스러운 모습이지만 회복세를 보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음을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따라서 바람직한 투자전략은 주가가 조정을 받을 때마다 저점에서 매집하는 것이다. 삼성중공업은 과거 건설중장비 부문을 매각할 당시 해결하지 못했던 매출채권 및 부실자산을 대부분 정리했고 남은 것은 1백60억원에 불과하다. 외국인들에게 깨끗한 기업으로 인식되고 업황 호전이 가시화될 경우 외국인 매수세 유입이 기대된다. 다만 여객선 등 건조경험이 부족한 선박들의 생산성이 얼마나 빠르게 호전될지는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