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은 아연제련분야에서 세계경쟁력 1위업체다. 이러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고려아연은 지난해 사상 최저 수준의 아연가격 하락과 세계 아연업계의 연쇄부도 등 악조건속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낼 수 있었다. 고려아연에 "만병통치약"으로 작용할 수 있는 아연가격이 회복되고 있는 점도 고무적이다. 대우증권은 세계 최대 아연제련업체인 파스민코사와 주요 중개사였던 엔론의 파산으로 인한 덤핑문제가 해결된 데다 경기회복으로 올해 아연가격이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까지 자회사 지급보증에 따른 리스크요인이 제거된 점도 향후 주가상승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연가격 상승은 그동안 미국과 호주 자회사인 SMC BRZ의 실적개선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세계아연업계에 불어닥친 구조조정의 바람은 고려아연의 수익성을 "레벨업"시킬 계기를 제공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대부분의 아연제련사들이 수익성 악화에 따른 구조조정에 돌입한 것과는 달리 고려아연의 수익성은 오히려 높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고려아연은 2000년대비 지난해 LME아연가격이 10.3%가량 하락했는데도 불구하고 아연의 t당 영업이익은 52.9%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냈다. 상품매출로 분류할 수 있는 금매출액을 제외할 경우 고려아연의 영업이익률은 아연가격이 가장 높았던 지난 98년 12.3%에서 13.4%로 개선됐다. LG투자증권 이은영 연구원은 "다른 제련업체대비 높은 기술력과 재처리 설비투자에 따른 생산성향상과 가동률증가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엔저추세도 고려아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LG증권은 엔저의 영향으로 원.달러 환율이 당초 전망치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제련수수료 하락에도 불구하고 올해 영업이익률은 2%정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수익개선에도 불구하고 자회사의 실적악화 등 리스크는 고려아연의 주가상승에 가장 큰 부담요인으로 작용했다. 자회사에 대한 2천9백30억원에 달하는 지급보증도 리스크요인으로 지적된다. 특히 자회사 SMC에 대한 지급보증규모만도 1억5천만달러에 달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올해 9월께 만기가 도래하는 SMC부채를 롤오버(지급연기)하거나 추가적인 증자를 통해 해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지난 2년동안 8백63억원에 달하는 자회사의 지분법 평가손실을 특별손실로 처리하는 등 부실요인제거에 힘을 쏟고 있다. 꾸준한 영업실적개선에 따라 재무구조도 개선되고 있다. 고려아연의 부채비율은 지난 2000년 93%에서 지난해말 85%수준으로 낮아졌다. 자회사부실등 리스크요인을 감안해도 고려아연의 현재 주가는 매력적이다. LG증권은 최악의 경우 SMC BRZ 에어미디에 대한 투자자산가치를 0원으로 설정하고 2천9백30억원에 달하는 지급보증금액을 대지급하더라도 현주가대비 EV/EVITDA가 3.9배로 시장평균(5배)를 훨씬 밑돌고 있다고 분석했다. 2002년 추정실적대비 EV/EVITDA는 2.9배 수준에 불과하다. 대우증권과 LG증권은 각각 목표주가를 3만원대로 제시하고 "매수"를 추천했다. 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