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의 주가는 2만원을 넘보고 있다. 주가 측면에서 국민은행에 이어 국내 2위 은행의 지위를 굳히고 있는 셈이다. 주가상승은 그동안 하나은행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었던 여러 약점을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신탁부문의 손실을 처리했고 외환위기 직후 60%에 달하던 대기업 여신비중은 지난해 말 30% 밑으로 떨어졌다. 대신 중소기업과 가계여신 비중이 34%와 37%로 높아졌다. 작년에 가계대출을 4조8천억원이나 늘려 국내 가계대출시장 점유율도 7%대로 끌어올렸다. 신용카드 수수료 수입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한 것도 긍정적 요인이다. 여타 시중은행들보다 낮은 순이자마진도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작년 3천2백53억원의 순이익을 거둔 이 은행은 올해 당기순이익 목표를 4천3백억원으로 크게 높여 잡은 것도 이같은 수익성의 정상궤도 진입에 따른 자신감에서 기인한다. 이 은행 관계자는 "작년에 17.5%였던 ROE(자기자본수익률)를 올해는 22.19%로,0.80%였던 ROA(총자산수익률)는 0.92%로 높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업계 최저수준인 고정이하 여신 비율도 작년 2.4%에서 올해는 1.7%대로 낮춘다는 목표다. 하나은행의 주가는 작년부터 상승곡선을 그려 왔다. 하지만 LG투자증권이 추정한 올 주당순이익(EPS)은 3천75원,주당 장부가치는 1만4천8백78원으로 현 주가 수준에서 PER(주가수익비율)와 PBR(주가순자산비율)가 약 6.4배와 1.3배다. "가장 저평가된 한국의 은행주"라는 한 외국계 증권사의 표현이 타당성을 갖는 대목이다. 하나은행은 주가의 한단계 업그레이드에 필수적인 모멘텀도 보유하고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국내 은행산업의 재편과정,즉 은행간 합병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이다. 실제 제일은행 등 우량은행과의 합병설은 증시에서 끊이지 않는 재료가 돼 왔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 [ 한경.LG투자증권 공동기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