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음반시장은 최근 몇 년 사이 연간 10%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코스닥시장에 등록된 음반업체들은 외형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지난해 SM엔터테인먼트 대영에이앤브이 예당 YBM서울음반 등 4개 업체는 매출증가율이 14.2∼1백22.8%를 나타냈다. 그런데도 주가는 대부분 1년전보다 오히려 하락하거나 횡보하고 있는 상태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닥 음반업체의 주가 약세에 대해 "등록 당시 제시됐던 수익성과 성장성을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순이익 측면에서 살펴보면 SM을 제외한 나머지는 지난해 그다지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여기에는 '대박'가수가 줄어든 영향이 크다는 지적이다. 간혹 '대박'이 터져도 스타 가수들의 '몸값'이 뛰어 '벌이'는 예전 만큼 알차지 않다. 최근 몇 년 가수들의 계약금은 5∼10배까지 높아졌다는 게 업계 정설이다. 지난해부터 계약 때 지불하는 선급금에 대해 대손충당금을 대폭 설정토록 기준이 강화돼 이익규모도 더욱 보수적으로 산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부정적인 요인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대형음반사 위주로 시장이 재편되면서 수익다변화 작업이 활발히 진행 중이다. 대형사들은 자본력과 브랜드 인지도를 바탕으로 케이블TV 드라마제작 광고대행 해외음반수출 등 다양한 신규사업을 벌이고 있다. SM은 선두 주자로 꼽힌다. 가수 홍보 마케팅업체인 '포엠이'와의 합병을 계기로 종합기획사로 발돋움 중이다. 예당은 러시아에 음반을 수출하고 연예인 매니지먼트 사업에서도 발군의 기량을 나타내고 있다. 대영에이앤브이도 케이블채널인 'KMTV'를 인수하며 대형 엔터테인먼트업체로 거듭나기 위해 애쓰고 있다. 최광석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는 음반업체의 다양한 수익창출 노력이 빛을 발할 것인지를 가늠하는 기간이 될 것"이라며 "외형을 불리면서 순익규모도 함께 키울 경우 주가에 긍정적인 모멘텀으로 작용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이런 측면에서 SM과 예당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영화업체는 승승장구하는 양상이다. 국산영화 점유율이 50%에 달해 질적인 성장도 두드러지고 있다. 최근 영화업계의 가장 큰 특징은 막대한 자본과 네트워크를 가진 대형 배급사의 파워가 날이 갈수록 막강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국내 양대 배급사는 CJ엔터테인먼트와 시네마서비스다. CJ엔터테인먼트는 최근 등록했다. 시네마서비스는 지주회사인 로커스홀딩스와의 합병을 통해 조만간 코스닥에 입성할 예정이어서 주목을 받고 있다. 최 애널리스트는 "그동안 지주회사라는 제약으로 주가에 힘을 받지 못했던 로커스홀딩스는 합병만 성사된다면 시너지 효과로 인해 상승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