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가 어렵게 800선을 뚫고 자리를 잡자 증권주가 기다렸다는 듯이 도약을 시작했다. 28일 거래소시장에서 주가지수가 혼조세를 보이는 가운데 증권업종 주가는 전날보다 3.8%나 뛰며 단연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수가 800선을 돌파하면서 증시 활황이 도래하고 증권사들의 실적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진 것이 이날 증권주 상승의 주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지수가 상승추세를 이어간다면 증권주의 급등세가 좀 더 지속되겠지만 조정기에 들어서면 함께 맥이 풀릴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지수 800선 돌파따라 증권주 강세 종합주가지수가 800선대에 올라서자 한동안 증시에서 소외됐던 증권주가 화려하게 떠올랐다. 증권주는 지수가 800선을 뚫은 지난 26일부터 오름세를 타기 시작해 3일동안 무려 12% 넘게 상승, 2년만에 업종주가 2,100선을 넘어섰다. 특히 현대증권과 삼성증권은 이날 외국계 창구에서 매수주문이 몰려 각각 11.1%,6.0 %나 오르며 초강세였다. 외국인들은 전날에도 현대증권과 삼성증권을 각각 102만주, 27만주 사들였고 대신증권과 LG투자증권 등에도 최근들어 관심을 보여왔다. 이밖에 하나증권도 전날보다 10.7% 올랐고 한화증권(5.3%), 동원증권(4.5%), 대우증권(3.9%), 대신증권(2.4%), 동양증권(2.4%) 등도 많이 상승했다. ◆실적개선 기대에 증권주 비중확대 증시 전문가들은 지수가 800선을 돌파하자 증시가 추가상승해 1,000선도 바라볼수 있다는 믿음이 커졌고 이에따라 자연스럽게 증권사들의 실적호조 전망이 부각된 것이 이날 주가상승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800선을 기점으로 외국계 증권사들도 앞다퉈 장밋빛 전망을 내놓는 가운데 특히 증권주에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많았던 점도 투자심리를 자극했다고 말했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800선이 넘으면서 증시 활황 전망에 부쩍 무게가 실렸고 외국계 증권사들도 실적호전이 예상된다며 증권주 비중확대를 제안한 것이 주가를 밀어올렸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주가지수가 주식을 선뜻 신규매수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수준까지 오른 반면 증권주는 그동안 시장에서 소외받느라 저평가됐다는 점도 투자자들을 끌어들인한 요인으로 제시됐다. 주가지수는 이달 들어 800선 돌파 직전인 지난 25일까지 5%가량 상승했지만 증권주는 제자리에 머물며 전혀 수익을 내지 못했었기 때문이다. 동원증권 권기정 애널리스트는 "증권주는 지난달 28일 고점을 찍은 뒤 1달 가까이 조정을 받아왔기 때문에 저평가됐다는 점에서 관심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순환매 성격도 있다"고 말했다. 또 일부 투자자들은 3월 결산법인인 증권사들을 배당투자 차원에서 선취매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했다. 동원증권 권 애널리스트는 "3월결산법인으로 배당시점이 다가온데다 증권거래준비금제도 등이 폐지되면서 배당률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매수하는 경우도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주 상승장 주도할까 전문가들은 증시가 상승추세를 이어가면 증권주가 단기 급등세를 지속할 가능성이 있지만 조정에 들어설 경우에는 힘을 잃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또한 대개 건설.증권주 등 개인 선호종목의 순환매가 상승장의 마무리를 장식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에 주의해야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LG투자증권 황 팀장은 "증시의 상승세만 지속된다면 증권사 실적호조에 대한 기대감이 확대되며 주가도 오름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지수가 840선에 밀려 조정에 들어가면 증권주의 상승세도 꺾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중주 순환매는 상승 끝물에 나타나는 경우가 많은만큼 추격매수시에는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또 외국인들이 증권주를 잔뜩 사들이며 상승세를 이끌고 있기는 하지만 단기성 헤지펀드가 많기 때문에 상승장의 주도주가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평가했다. 현대증권 조병문 애널리스트는 "외국투자자들이 증권주를 끌어올리고 있지만 단기 차익을 노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주도주역할을 하기는 힘들 것"이라면서 "경기관련 주식이 보다 유망하다"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