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외국인 매도 공세를 뚫고 사흘만에 반등했다. 종합지수는 780대를 되찾았고 코스닥지수는 76선에 올라섰다. 21일 증시는 수급에 의해 등락했다. 뉴욕증시 강세가 기술적 반등이라는 평가로 제한적인 모멘텀에 그친 가운데 좁은 박스권 내에서 차익매물과 반발매수세가 팽팽히 맞섰다. 외국인이 닷새 연속 매도우위를 보임에 따라 수급 악화가 초래됐지만 대량의 프로그램 매수가 유입, 차익매물을 흡수했다. 시장관계자들은 이날 반등으로 하방경직성이 강화됐다고 평가하면서도 800선 돌파를 시도하기 위해서는 보다 강력한 모멘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증시는 당분간 800선과 20일 이동평균선 사이의 박스권 움직임을 보일 전망이다. 해외요인 개선에 주목하면서 종목별 대응에 주력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날보다 10.73포인트, 1.38% 높은 787.62에 거래를 마쳤고 코스닥지수는 76.30으로 0.63포인트, 0.83% 상승했다. 종합지수는 장 초반 반등을 접고 외인 매물 공세로 약세권에 머물다 막판 프로그램 매수 유입으로 오름폭을 넓혔다. 업종별로는 통신주 강세가 두드러졌다. 한국통신공사가 6.4% 급등한 것을 비롯,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놓은 KTF와 SK텔레콤, LG텔레콤 등이 가파르게 오르며 반등을 주도했다. 반면 반도체 관련주는 D램 가격 상승 등 호재에도 불구하고 약세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 논란 속에 외국인 매도세가 집중된 삼성전자가 0.59% 내렸고 삼성전자우선주는 8% 이상 급락했다. 하이닉스는 엿새 연속 하향 곡선을 그렸고 미래산업, 아남반도체, 유일반도체, 케이씨텍 등 장비, 재료업체도 탄력이 급력이 둔화됐다. 거래소 지수관련 대형주는 장 후반 급격히 유입된 프로그램 매수를 반기며 상승했다. 파워콤 매각 입찰을 앞두고 있는 한국전력이 4%대 강세를 보였고 국민은행, LG전자, 신한지주, 기아차 등이 상승에 합류했다. 삼성전기, 삼성SDI, 현대중공업 등은 방향 전환에 실패했다. 코스닥 대형주는 휴맥스, SBS, LG홈쇼핑 등이 상승했고 국민카드, 강원랜드, 기업은행, 하나로통신 등이 내렸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12.46%, 6.60% 급등했고 한화우, 금강공업우, 현대금속우 등 우선주 강세가 이어졌다. 외국인이 1,64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압박했고 기관과 개인은 각각 1,111억원, 430억원 매수우위로 맞섰다. 코스닥에서는 개인이 291억원을 순매수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02억원, 73억원 매도우위를 보였다. 프로그램 매수는 차익과 비차익이 각각 1,000억원 가량 유입되며 2,037억원 들어왔고 매도는 비차익 중심으로 970억원 출회됐다. 시장베이시스가 장중 백워데이션을 유지했으나 삼성전자가 장중 급락, 한국통신, 한국전력 등의 급등을 따라 가지 못하면서 트레킹에러가 발생, 프로그램 매수 유입을 도왔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뉴욕증시 반등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된 가운데 프로그램 매수가 대량 유입되며 반등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그는 "불안한 해외증시가 안정을 찾기 전까진 박스권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라며 "종목별 시세 분출에 주목하면서 실적에 비해 저평가된 종목을 발굴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