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삼강은 최근 역동적인 주가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해 주가를 묶어뒀던 4만~6만원대의 지루한 박스권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작년 말부터 상승세를 탄 주가는 신고가 행진을 기록하며 지난달 말에는 12만원대를 돌파하기도 했다. 이달 들어서는 조정의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작년 평균주가보다 두배 이상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단기급등이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다른 식음료 업체보다 저평가됐다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롯데삼강이 잘 나가는 이유는 간단하다. 회사의 체력이 워낙 튼튼하다. IMF의 찬바람이 불던 지난 99년에도 이 회사의 부채비율은 1백9%에 불과했다. 저수익사업인 음료와 외식부문을 과감히 정리하면서 자산매각과 유상증자 등을 실시해 재무안정성을 높인 결과다. 작년에는 부채비율이 62%로 줄었다.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 3백억원을 갚고 나면 사실상 무차입 경영에 들어간다. 이자보상배율은 올해 35배, 내년에는 2천2백34배에 달할 것이라는게 대신경제연구소의 추정이다. 유보율은 올해 2천3백%, 내년에는 2천8백%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작년 매출은 2천7백억원이 넘지만 자본금은 63억원에 불과하다. 그만큼 회사의 재무구조가 탄탄하다. 영업부문의 기상도 역시 쾌청이다. 매출에서 절대비중을 차지하는게 빙과와 유지부문이다. 빙과의 경우 작년에 가격인상 없이도 외형이 10% 이상 성장했다. 여름이 길어지고 평균기온도 올라간게 매출증가 배경이다. 약간의 변수가 있긴 하다. 할인점에 대한 매출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는게 부담이다. 할인점의 경우 매출이 늘어날수록 마진폭이 줄어든다. 판매장비를 설치해야 하는 등 비용부담도 커진다. 하지만 올해 여름기온도 높을 것으로 전망돼 매출 증가세는 이어질 것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유지부문은 환율변동에 따라 매출이 크게 출렁일 것으로 보인다. 작년에 환율변동으로 원재료비가 크게 떨어져 제품단가가 하락했다. 이에 따라 매출증가율은 1%대에 머물렀다. 현재 환율이 1천3백원대에서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이 추세가 이어질 경우 약 10% 가량의 매출증가가 예상된다. 원재료의 증감에 따른 탄력적인 가격조절이 가능해 현재의 높은 마진율은 매출의 증감과 관계없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지부문은 롯데제과에 대한 매출비중이 높아 수요처가 안정적이라는게 장점으로 꼽힌다. 그룹내 다른 식품업체에 비해서도 주가는 낮은 편이다. 주당수익비율이 4.7배 수준으로 다른 업체(8~9배)를 훨씬 밑돈다. 내부자금 사정이 탄탄하고 사업구조가 안정적이라는 장점을 갖지만 다른 한편으론 지나치게 정적이라는 지적도 있다. 올해는 사정이 달라질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사업구조 다각화 차원에서 신동방 인수를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내부유동성을 바탕으로 올해도 신규사업 진출을 재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신규사업에 진출할 경우 주가 움직임에 큰 모멘텀이 될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정보팀장은 "롯데삼강은 풍부한 내부유보율과 안정된 사업구조로 볼때 전형적인 가치주로 분류할 수 있다"며 "신규사업 진출 등이 가시화되면 주가는 큰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