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우선주 관련 정관 변경 방침에 대해 외국인투자자가 제동을 걸고 나섰다. 미국계 펀드인 엘리어트 어소시에이츠(Elliott Associates L.P.)는 20일 "삼성전자가 오는 28일로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서 우선주를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조항을 정관에서 삭제할 예정"이라면서 "이는 주주의 권익을 침해하는 일"이라며 반대의사를 밝혔다. 증권계는 이번 사태를 사실상 외국인이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을 요구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엘리어트측은 "법률 자문결과 우선주 주주들의 승인 없이는 관련조항을 없앨 수 없으며 보통주 주주들의 의결에 따라 이 조항이 삭제될 경우에도 한국 상법을 위반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엘리어트는 또 "해외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삼성전자는 국제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경영방침을 세워야 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우선주의 외국인 지분율은 64%에 달하는 반면 삼성전자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은 5% 수준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는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는 우선주는 지난 97년 정관개정 이후 발행된 신형우선주뿐"이라면서 "그러나 97년 정관개정 이후 신형우선주를 발행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자체 파악한 결과 일부 헤지 펀드에서 보통주 전환과 관련한 혼선을 틈타 주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려는 의도도 감지되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망된다"고 밝혔다. 엘리어트 어소시에이츠는 미국계 민간투자펀드로서 자산규모가 25억달러에 달하고 있다. 이 회사는 GDR(해외주식예탁증서) 매입 등을 통해 의결권이 없는 삼성전자 우선주 2%를 갖고 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