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닉스가 협상타결을 눈 앞에 두고 하한가를 기록하는 초라한 신세가 됐다. 15일 거래소시장에서 하이닉스는 전날에 이어 급락세로 장을 출발한 뒤 오후들어서는 아예 하한가로 내리꽂혔다. '혹시나' 하며 주식을 안고 있거나 매수에 뛰어들었던 개미투자자들은 억장이 무너져내렸다. 하이닉스 D램 사업부 매각이 거의 확실시 되면서 매각 후 잔존기업의 주주가치가 휴짓조각으로 변할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가 부각되자 전날에 이어 투자자들이 앞다퉈 투매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날 일부 투기적 매수세가 들어오며 거래량이 2억8천만주에 이르긴 했지만 하한가 매도잔량만 3천100만주 이상 쌓이는 등 처분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하이닉스는 작년 6월 해외DR 발행에 따른 물량부담 우려로 2달여간 줄창 하락하며 4천원대에서 800원까지 내려갔다가 연말 D램가격 상승에 힘입어 올 초 3천원대까지 회복,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었었다. 특히 하이닉스는 유동물량이 풍부한 탓에 데이트레이더들의 표적이 돼 증시 침체기에 전체거래량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며 시장 활성화의 1등 공신이었고 증권사들의 주 수입원이 되기도 했다. 마이크론과 협상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는 중에도 기업가치 분석보다는 장중 가격변동을 노린 투자자들이 몰려들며 주가는 2천원대 후반을 유지했고 전날에만해도 장초반 큰 폭으로 올랐었다. 그러나 협상타결이 임박하고 매각후 남는 비메모리 사업부의 주주가치가 주당 1천원선이라는 분석이 잇따르면서 투자자들은 '패닉'상태에 빠졌다. 이때문에 특히 이전부터 보유하고 있다가 매매시기를 놓쳤거나 단기매매에 치중했던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이 큰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외국인은 DR인수로 작년 초 53%를 넘었던 지분율을 현재 6%대로 줄여둔 상태이며 기관투자가들도 비중을 축소해왔다. 증시 전문가들은 작년초에 매수한 뒤 4천원대 회복을 기다리다 매도시기를 놓친투자자들이나 마이크론과의 협상 내용을 제대로 알지 못한채 D램값 상승에 따른 수혜를 기대하고 뛰어들었던 투자자들이 상당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으로 주가가 추가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에 이들의 손실은 더욱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투자전략팀장은 "D램사업부 매각 후 잔존법인이 주주가치를 낼 수 있을지 조차 알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주가전망을 하기는 어렵지만 약세는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투증권 민후식 애널리스트는 "비메모리사업부의 자산가치를 2조원대로 가정하더라도 발행주식 19억주에 대한 주당가치가 1천52원선에 불과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협상내용에 따라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최윤정기자 merci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