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가 주식시장에서 18개월만에 삼성SDI를 제쳤다. 삼성전기는 지난 14일 삼성SDI를 2백원 차이로 추월한데 이어 15일에는 삼성전기 5만8천6백원,삼성SDI 5만8천원으로 격차를 더욱 벌여놨다. 삼성전기가 삼성SDI를 앞선 것은 지난 2000년 8월 이후 18개월만이다. 삼성전기가 이처럼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올해 예상 순이익이 지난해 3배를 웃도는 턴어라운드(전환형)종목으로 꼽히면서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삼성SDI는 삼성전기보다 높은 수익성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해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말 종가 기준으로 삼성전기는 33% 급등한데 반해 삼성SDI는 제자리에 머무르고 있다. SK증권 전우종 기업분석팀장은 "IT(정보통신)경기가 절정에 달한 99년말과 2000년 상반기 사이에 삼성전기가 삼성SDI를 앞질렀던 점을 감안할 때 호황기에는 삼성전기에 강한 상승 탄력이 붙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나 기업의 수익성과 주가의 상관관계 등을 고려할 때 삼성SDI가 지나치게 저평가돼 있어 중장기적으로 주가가 재역전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전 팀장은 "지난해말 ROE(자기자본이익률)를 기준으로 할 때 삼성SDI가 삼성전기에 비해 3배 가량 높다"며 "그러나 PER(주가수익배율)에서는 삼성전기의 4분의1 수준에 그치고 있어 올 하반기부터는 삼성SDI 주가가 다시 높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