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역사를 되돌아보면 건설주들은 그야말로 '지옥'과 '천당'을 수없이 넘나들었다. 지난 70년대와 80년대에는 중동 건설 붐을 타고 금융.무역(종합상사)에 이어 트로이카의 한 축으로 화려한 조명을 받기도 했지만 지난 97년말 외환위기 이후에는 잇따른 부도로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했었다. 최근 가시화되고 있는 구조조정의 성과를 바탕으로 증시에서 재평가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은 이들에게는 명예회복이기도 한 셈이다. 지난 70년대 후반 증시에서 현대건설과 (주)대우(현 대우건설)를 중심으로 한 건설주는 거의 매일 상한가를 치는 기록적인 강세를 보였었다. 건설업종지수를 75년부터 4년간 무려 50배나 폭등한 깨지기 어려운 기록을 갖고 있다. 건설업체들은 다시 80년대말 저환율(대미달러) 저금리 저유가 등 3저 현상에 힘입어 전성기를 맞았다. 88년 서울 올림픽 특수와 일산 분당 등 신도시 건설 특수까지 겹쳐 건설주를 필두로 한 트로이카주는 풍부한 유동성을 업고 상승장을 주도했다. 국내 증시가 대세 상승기로 접어든 94~95년에 건설업종은 잠깐 호황을 누렸었다. 그러나 권력도 10년을 넘지 못하는 법. 건설업체들은 대부분 무리한 출혈 수주경쟁에 따른 과도한 부채와 낮은 수익성에 시달리다가 외환위기로 직격탄을 맞고 잇따라 쓰러졌다. 종합주가지수가 1,100선까지 치솟았던 지난 95년초 629.60까지 올랐던 건설업종지수는 작년초에 35.59로 거의 20분의 1 수준으로 추락했다. 현대건설과 대우건설이 경영정상화의 발판을 마련한 지금 건설주들은 과거의 화려한 시절로 되돌아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젖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