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여년간 뉴욕증시와 아시아증시는 부침을 같이 했으나 이번 엔론사태 직후에는 서로 뚜렷한 대조를 나타내고 있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8일 보도했다. 엔론사태로 인해 불거진 분식회계의 난점으로 인해 뉴욕증시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반먼 아시아증시는 이미 회계신뢰성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면역력을 가진 것으로 분석됐다.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 푸어스(S&P)의 폴 콜린 홍콩책임자는 "미국 투자자들은 이번 사태로 인해 투명성에 대한 기대감이 무너지자 큰 충격을 받았다"며 "투자자들이 기업의 재무상황을 면밀히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여겨졌으나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최근 엔론의 파산은 지난 98년 파산한 대형 헤지펀드인 롱텀 캐피털 매니지먼트(LTCM)와 비교되고 있으나 S&P의 마크 매튜 투자전략가는 97년 캐나다의 광산업체브리엑스(Bre-X)의 파산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영진의 부패로 무너진 브리엑스 사태와 아시아 금융위기 이후 투자자들은 회계의 투명성을 중시하기 시작했으며 엄격한 회계기준을 갖고 있는 미국기업들을 선호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기업들의 회계투명성에 대한 신뢰는 3월 뉴욕증시에 상장된 싱가포르 기업인 아시아 펄프 앤 페이퍼가 회계장부에는 기록되지 않은 2억2천만달러의 손실을 냈다고 밝히면서 무너졌다고 매튜 전략가는 설명했다. 한 아시아지역 은행의 관계자는 "이때부터 투자자들은 뉴욕증시에 상장됐다는것만으로 기업투명성을 보장받지는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지적했다. 매튜 전략가는 "아시아증시가 엔론여파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은 기업들이회계기준을 강화했다기보다는 지난 97년의 금융위기후 체질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아시아증시는 최근 뉴욕증시가 엔론사태에 의해 약세를 이어가면서대체투자지역으로 선택되고 있는데다 뉴욕증시가 회복될 경우 동반상승할 가능성이높기 때문에 이중적인 혜택을 입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