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지수가 모멘텀 찾기에 부심하며 완보하고 있다. 단기적으로 780선에서 조정에 들어선 뒤 739선의 20일선이 지지되며 저가매수세가 유입되고 있으나 대내외 여건에서 딱히 매수세를 불러들일 유인이 크지 않다. 주말에 접근할수록 설날 연휴와 설 연휴 이후 옵션 만기일에 대한 부담감에 적극적인 매매는 어려울 전망이다. 신영증권의 김인수 투자전략팀장은 "단기 조정 과정에서 기관 매수와 삼성전자의 견조함이 유지되는 점이 긍정적"이라면서도 "그러나 대외적 불안정성이 지속되고 설 연휴를 앞두고 있어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 740선 회복, 20일선지지 = 6일 종합주가지수는 741.55로 전날보다 1.64포인트, 0.22% 상승, 이틀째 소폭 올랐다. 코스닥지수도 74.77로 0.39포인트, 0.52% 상승했다.(※ 참고: '국내 주가 지수') 코스피선물 3월물은 92.20으로 전날보다 0.25포인트, 0.27% 상승했다. 시장베이시스는 장중 마이너스 0.5 수준에서 마이너스 0.2대로 백워데이션이 완화됐으나 투자심리가 풀리지는 않았다. 이날 종합지수는 미국 주가가 사흘째 조정을 보인 데 따라 장중 관망세가 짙은 가운데 완보를 거듭했다. 오전 중 일찌감치 저점과 고점이 736∼745대에서 형성된 뒤 오후들어 SK텔레콤의 실적 개선으로 상승폭을 늘리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고점 갱신에는 실패했다. 무디스가 국가신용등급을 3개월 이내에 상향조정할 의사를 보였으나 S&P와 피치에 이은 후속 조치로 평가, 장에는 큰 영향은 주지 못했다. 이번에 한단계 상향조정할 경우 Baa2에서 Baa1으로 올리게 된다. 국가신용등급 체계에서 무디스의 Baa1 등급은 S&P와 피치가 현재 한국에 매기고 있는 BBB+와 같은 수준이다. SK텔레콤은 이날 지난해 매출이 6조2,270억원으로 8.1% 증가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2조2,040억원으로 34.7%, 순이익은 1조1,400억원으로 20.0% 증가했다. 이 소식으로 SK텔레콤은 장중 3% 이상 급등했다가 소폭 밀리며 전날보다 7,000원, 2.85% 오른 25만3,00원에 마쳤다. 그러나 삼성전자와 국민은행, 신한지주 등 우량은행이 외국인 매도 속에서 약세를 보이고 한국통신, 포항제철, 삼성전기, LG전자, S-Oil 등 대형주가 약세를 보이며 지수가 뻗어나지 못했다. 이날 개인이 398억원, 외국인이 305억원을 순매수하며 이틀째 매도우위를 보였다. 반면 기관은 프로그램 매도우위에도 불구하고 579억원을 순매수, 조정 시 저가매수 입장을 보였다. 프로그램 매도는 비차익 400억원을 위주로 670억원이었고 매수는 비차익 405억원을 중심으로 540억원 규모였다. ◆ 설날 연휴 전 모멘텀 공백 = 시장에서는 설날 연휴 전후까지는 시장을 보수적으로 보고 리스크 관리에 충실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한다. 먼저 경기측면에서 미국 경제가 바닥탈피론의 범위를 벗어나지 못한 상황이다. 또 미국 시장은 엔론 사태 이후 기업들의 회계 불투명성, 미국 부시 행정부의 '악의 축' 선정에 따른 군사외교적 긴장감 등으로 투자심리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 미국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가 사흘째 떨어지며 20일과 60일 이동평균선 등 중기추세선을 하향 이탈한 뒤 지지선 확보가 여의치 않은 터이고, 일본의 연중 최저치 행진이 마무리되지 않는 등 대외불안정성이 해소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참고: '미국 주가 동향') 국내적으로는 하이닉스의 해외 전략적 파트너 선정에 기대감은 있으나 장을 일으켜 세울 만한 모멘텀이 될 지 아직은 미지수다. 현대투신이나 여타 구조조정 관련 재료도 아직은 불을 지피는 단계에 머물고 있다. 이날 이근영 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은 "하이닉스와 인피니온간 제휴협상 방식이 결정된 것은 없으며 지분 맞교환(SWAP) 방식을 거론할 단계가 아니다"며 "마이크론에도 배타적 협상권을 주지 않아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대투신 매각 문제와 관련해 "윌버로스측이 새로운 컨소시엄 구성을 위해 파트너를 물색 중에 있다"며 "컨소시엄을 구성한 뒤 50% 지분을 갖게 되는 다른 파트너와 인수안에 합의해야 협상에 '의미'가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은 본격화될 단계가 아니라는 얘기다. 그럼에도 국내적으로 보면 수급차원에서 기관이 설날 연휴를 앞두고 저가 매수에 나서며 20일선을 지지하고 있고 선물시장에서 시장베이시스가 추가로 악화되지 않는 점, 프로그램 매도가 많지 않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외국인을 비롯해 투자자들이 적극적인 차원에서 매매에 임하지 않고 있어 설 연휴를 전후해 수급여건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외국인이 이틀째 순매도하고 선물시장에서도 순매도, 옵션시장에서는 콜옵션 매도와 풋옵션 매수 등 약세포지션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설 연휴, 2월 옵션 만기 등을 앞두고 보수적인 점검을 요구하는 대목이다. 국내 SK텔레콤의 실적이 개선된 가운데 수요일 미국 시스코 시스템즈의 실적 개선 전망이 어느정도 활력을 넣어줄 지 두고볼 일이다. 금융통화위원회의 2월 정례회의의 금리유지 결정 전망도 재료가치가 적을 전망이다. 삼성증권의 유욱재 수석연구원은 "최근 엔론 사태 이후 달러/엔의 변동성은 미국시장에 대한 단기 불신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며 "설 전까지는 추가 조정 여부를 확인하고 설 연휴 이후 모멘텀을 찾는 계기가 마련되는 지 주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기석기자 ha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