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의 최근 하락세는 '주가의 버블(거품)'에 따른 것이며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증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날 미국증시에서 다우지수(2.22%)와 나스닥지수(2.91%)가 큰 폭으로 떨어지자 전문가들은 '버블론'을 주가하락 요인으로 지적하고 있다. 버블론의 골자는 미국 상장기업의 주가 수준이 경기호황기 때인 2∼3년전 실적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이원기 메릴린치증권 상무는 "지난해 9·11테러 이후 주가가 급반등하면서 현재 S&P500지수 종목의 평균 PER(주가수익비율)는 40배(한국은 12배)에 이르고 있다"면서 "과거 호황기때의 20∼30배에 비해 훨씬 높다"고 지적했다. 주가가 기업의 실적개선 정도를 너무 과도하게 반영하고 있다는 것. 이 상무는 "엔론게이트로 인해 회계 불투명성이 거론되면서 이미 나온 수익조차 신빙성이 떨어지고 있어 버블론이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버블론은 한국 증시엔 중장기적으로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손동식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는 "단기적으로 외국인의 투자심리 위축 등 악재요인이 될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 글로벌펀드의 자금배분에서 저평가된 한국 증시로의 자금이동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말했다. 메릴린치증권 이 상무도 "미 증시의 점진적인 조정은 향후 한국 증시에 더 이상 악재로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 증시에서 거품이 빠지는 것과 달리 한국 증시에서는 실적호전 종목을 중심으로 리레이팅(재평가)과정이 한창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매매패턴에서 이같은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 참여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은 그동안 미국 증시동향을 국내시장에서의 매매 바로미터로 활용해 왔었다. 그러나 최근들어 3일간 미국 증시가 하락세를 지속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시장에서 외국인의 매도공세를 찾아볼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