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영화배급업체인 CJ엔터테인먼트가 거래 첫 날인 5일 기준가(1만2천원)의 두배인 2만4천원으로 뛰면서 가볍게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신규등록주라는 프리미엄에다 전국 스크린의 10%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시장장악력,대기업인 제일제당의 계열사라는 점이 강한 매수세를 끌어들었다. 작년부터 일기 시작한 영화붐도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에 따라 코스닥시장에선 벌써부터 CJ엔터테인먼트가 기존의 엔씨소프트와 함께 '엔터테인먼트주의 투톱'을 형성할 것이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사정이 낙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무엇보다 행사가격이 공모가 대비 10%도 안되는 BW(신주인수권부사채)물량에 대한 우려가 도사리고 있다. 증권사들도 적게는 1만2천원에서 많게는 3만4천원까지 적정주가를 제시하고 있어 주가움직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오프라인 엔터테인먼트의 대장주가 될까=CJ엔터테인먼트의 최대 강점은 수직계열화에 있다. 제작 배급 상영으로 이어지는 전 분야가 체계적으로 짜여져 있다. 지난 95년 스티븐 스필버그 등과 함께 설립한 드림웍스의 국내 배급판권도 갖고 있다. 전국에 깔려 있는 스크린 수는 78개다. 전체 스크린 수의 9.8%다. 회사측은 오는 2005년까지 21.3%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공동경비구역 JSA를 제작한 명필름의 지분 9.1%를 인수하고 미라신코리아 등 4개 제작업체와 영화제작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대우증권 노미원 연구원은 "특히 안정적인 배급망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 큰 강점"이라며 "전국 스크린의 20% 이상을 차지하게 되면 파괴력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BW가 문제=2000년 3월에 발행된 약 90억원어치(9백만주)의 BW가 주가의 큰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특히 행사가격이 1천원에 불과해 매물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이중 1백97만주는 등록 즉시 행사가 가능하다. 1백3만주는 등록후 1년간,나머지 6백만주는 2년간 보호예수에 묶여 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장외에서 2만8천원 정도에 BW가 거래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엔터테인먼트종목의 대표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가격 이상에서 주가가 형성되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시장의 반응=아직 확실한 방향성을 가진 것은 아니다. 증권사 객장에서는 아침부터 '사자' 주문이 밀려들었지만 여기에는 거래 첫 날이라는 등록프리미엄이 작용한 것도 사실이다. 현대증권은 엔터테인먼트 업종 평균 PER(주당이익비율)에 30%의 프리미엄을 얹어 1만8천원을 적정주가로 제시했다. 동부증권과 한양증권은 최근 영화붐을 고려해 2만원 이상으로 내다봤다. 반면 대우증권은 BW의 신주인수권이 행사된다고 해도 2만9천원 수준까지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 앞으로의 주가움직임이 주목된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