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해동안 국내기업들은 환위험 관리여부에 따라 명암이 크게 엇갈린다. 심지어는 환위험 관리를 못함에 따라 기업이 도산하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기업들은 효율적인 환위험 관리를 위해서는 다른 기업들의 경험을 부단히 연구.참고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있었던 환위험 관리의 성공과 실패사례를 살펴봄으로써 앞으로 기업들이 환위험 관리시에 지침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환위험 관리의 성공사례=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출기업인 "S"전자는 외환거래가 빈번하게 발생하는 기업이다. 이 회사는 95년 3월에 고정금리로 3억 마르크 자금을 차입했다. 이 회사의 기준통화는 미 달러화였기 때문에 마르크화 부채를 미 달러화로 고정시켜야 했다. 당시 이 회사의 외환분석팀은 마르크화 가치와 독일 금리는 계속 하락할 것으로 판단했다. 이런 예상을 토대로 이 회사는 먼저 고정금리를 변동금리로 스왑을 체결한 후 독일 금리가 최저치로 떨어진 97년 1월에 다시 역스왑을 통해 거래를 상쇄시켰다. 동시에 마르크화 가치가 최저수준까지 하락한 97년 3월에 미 달러화와 통화스왑을 체결했다. 그 결과 이 회사는 환위험과 금리위험을 방지했을 뿐만 아니라 약 3백 50억원의 환차익까지 얻었다. 이 사례를 통해 S 전자가 환위험 관리에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적극적인 환위험에 대한 인식과 이것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전담부서와 전문인력이 확보됐고 정확한 환율과 금리예측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환위험 관리의 실패사례="S"지하철 공사는 1970년대 중반 이후 지하철 건설을 위해 많은 자금이 필요했다. 이 자금를 조달하기 위해 해외경제협력기금(OECF)과 같은 공공차관을 일본으로부터 엔화로 차입했다. 당시 엔화에 대한 원화 가치는 지속적으로 하락될 것으로 예상됐던 시기였다. 문제는 이런 환율예상에도 불구하고 이 지하철 공사는 아무런 전략과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는 점이다. 그 결과 엔화 자금을 차입한 이후 지속적인 엔화 강세로 인해 막상 상환시기가 가서는 원리금 상환액이 눈덩이처럼 늘어났다. 만약 당시처럼 엔화 강세가 예상되는 시기에 엔화 자금 차입시의 환율로 미리 선물환 계약을 했다면 원리금 상환액은 5백 98억 정도면 충분했다. 그러나 이 지하철 공사가 환위험 관리를 무시함에 따라 총상환액은 1천 48억으로 늘어나 최악의 상황을 맞게된 셈이다. 결국 이 지하철 공사가 환위험 관리에 실패한 것은 환위험에 대한 인식이 결여됐고 환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전문부서와 전문인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외화자금의 운영계획에서 환율변화와 관련된 계획이 없어 궁극적으로 국민들에게 엄청난 부담을 안겨주는 결과를 낳았다. 환위험 관리의 성공과 실패사례는 한 해에도 무수히 많이 발생된다. 앞으로 더욱 증대될 것으로 확실시된다. 이런 시대에 기업의 생존은 종전처럼 범위(scope)나 규모(scale)에 좌우되기 보다는 얼마나 환위험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느냐 하는 위험관리(risk management)능력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상춘 전문위원 sc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