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다출자가 메디슨의 부도를 불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새롬기술 한글과컴퓨터 세원텔레콤 등 코스닥 벤처 간판기업이 잇따라 출자지분을 처분하며 관계사 정리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일부는 당장 현금이 필요하지 않음에도 불구,자회사 대부분을 팔아치우거나 지원 관계를 단절하고 있다. 해당 업체 관계자들은 "적자 자회사로 인한 경영 불투명성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또 일부 업체들은 지난해 많은 영업적자로 유동성에 문제가 생기자 현금 확보차원에서 투자지분을 처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 전문가들은 "지난 99년 IT(정보기술)붐을 타고 급증했던 출자가 거품이 빠진 지금 오히려 짐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계열사 정리를 통한 ?몸집줄이기?는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덩치 줄이는 코스닥 기업=지난 99년 IT붐을 타고 급성장했던 새롬기술 한글과컴퓨터 세원텔레콤 등이 대표적이다. 특히 새롬기술이 적극적이다. 지분 20%가 넘는 순수 관계사만 11개에 달했던 이 회사는 지난 연말 현재 자회사를 2개(새롬전자,STI)로 줄였다. 새롬벤처스 경영에서 손을 뗐으며 타운넷 등 다른 관계사의 지원도 최대한 줄인다는 계획이다. 이같은 정리방침에 따라 지난해 말 기준으로 2백억∼3백억원대의 부실을 한꺼번에 털어내기로 했다. 한글과컴퓨터도 지난해 말 대표적인 자회사중 하나인 한컴리눅스를 정리했다. 이를 통해 올해 말까지 30억원의 현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한컴은 40여개의 투자기업중 사업성이 불투명하거나 모회사 등과 시너지효과가 없는 기업 3∼4개 곳의 지분을 처분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밝혔다. 세원텔레콤도 관리를 지속적으로 할수 없거나 사업성이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기업에 대한 매각 방침을 세우고 대상기업 조사에 들어갔다. 한국정보공학과 다음커뮤니케이션도 사업 시너지 효과가 적은 기업에 대해서는 정리할 방침이다. ◇''불확실성을 줄여라''=출자기업 정리는 모기업의 경영 불확실성을 제거하기 위한 것이다. 자회사 적자로 모기업의 순이익이 불안정하기 때문이다. 실제 새롬기술은 지난해 상반기 현재 자회사 지분법 평가손실이 1백16억원에 달했으며 지난해 전체적으로 2백억원을 훨씬 웃돌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한글과컴퓨터도 이같은 지분법 평가손으로 인해 지난해 3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냈음에도 불구, 높은 영업외 손실로 인해 순손실이 2백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 반응=교보증권의 김창권 연구원은 "기업 투명성이 강조되면서 단기적인 적자를 내더라도 부실기업을 조기에 털어내는 게 시장에서는 호재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대우증권의 허성일 연구위원은 "업종 경기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영업적자를 내면서 부채비율이 높아졌거나 억지로 매출을 늘리기 위해 매출채권이 높아진 기업에 대한 투자는 유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철수 기자 kc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