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선 돌파에 대한 기대로 충만해있던 주식시장이 미국 증시 불안과 `하이닉스반도체 협상 결렬가능성'' 이라는 악재를 만나 크게 추락했다. 30일 주식시장은 장 초반의 급락세가 그대로 이어지면서 오후 1시35분 현재 21.68포인트 떨어진 752.35포인트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의 매도에도 불구하고 개인과 기관투자자의 매수로 750선이 지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전날 다우와 나스닥 등 미국 양대증시가 크게 하락한데다 하이닉스반도체와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간 협상 결렬가능성이 결정타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이날 조정을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작년말 이후 지속된상승세로 지수가 큰폭으로 올라 가격부담이 커진 상황이어서 조정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일단 780선 안착에 실패하면서 지수가 비교적 큰 폭의 조정을 받아750선으로 밀려난만큼 새로운 모멘텀이 나타날때까지는 급격한 등락없이 눈치보기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박스권의 범위는 720선이 하단부, 최근 기록했던 전고점인 780선이 상단부가 될것이라는 견해가 많았다. 미국 증시는 엔론이 파산신청을 한 뒤 일부 기업의 분식회계 의혹이 잇따라 불거지는 등 기업의 신뢰도 문제가 주요기업들의 실적 악화와 함께 악재로 작용하고 있어 분위기 반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향후 발표되는 미국의 거시경제 지표에서 호전 기미가 뚜렷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동결하고 경기회복에 대한 메시지를 던져준다면 악재들이 묻히면서 증시가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경기도 완만한 회복세로 들어선데다 11조원을 넘은 풍부한 유동성이 받치고 있어 조정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상승추세로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교보증권 김석중 상무는 "실적에 비해 과도하게 상승한 미국 증시가 경기 회복국면에서 흔히 등장하는 기업부도 등의 영향을 받아 급락하고 있지만 거시경제 지표호전으로 희석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수는 당분간 약보합권을 유지하면서 720선까지 조정을 받을수도 있으나바닥을 확인한 국내 경기는 1.4분기 말 개별 기업들의 실적 호전이 가시화되면서 상승 모멘텀을 얻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SK증권 박용선 투자정보팀장은 "20일 이동평균선이 위치한 740선까지는 밀릴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면서 "조정에 따른 주가 하락은 저가 매수를 원하는 투자자에게 매수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정장세에서는 실적이 좋으면서 장기 소외된 중소형 우량주를 찾아 나서는 투자 전략이 당분간 유효할 것이라고 그는 조언했다. 최창호 굿모닝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 증시에 민감하지않을 수는 없지만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대기 매수세가 증시를 받치고 있어 등락은 제한적일 것"이라면서 "지수는 730∼780선을 오가는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경기자 hopem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