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가 기다려온 미국경제의 회복선언이 나왔다.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은 24일 미국경제가 회복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미국 경제대통령"의 경기회복 평가로 세계증시가 대부분 오르고 미경제 성장전망치가 상향 수정됐다. 미금리전망도 "추가 인하"에서 "인하 불가"로 바뀌었다. 유럽과 아시아에서도 경기회복 진단이 잇따를 전망이다. 이 모두 ''그린스펀 효과''가 살아 있다는 증거다. ◇확실한 미 경기회복세=그린스펀 의장은 이날 상원예산위원회에 출석,"경제가 마침내 회복을 향한 특별한 전환점에 도달했다"면서 "경제는 하시라도 회복될 수 있는 상태"라고 진단했다. 그는 불과 2주일 전만 해도 경기회복을 비관했었다. 지난 11일 샌프란시스코 연설에서 "경제에 심각한 위험들이 도사리고 있다"고 언급,세계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그린스펀의 시각이 이같이 급변한 것은 그 사이에 경기회복을 알리는 지표들이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 경기선행지수 및 소비자신뢰지수 급등,주간 실업수당 청구자수 감소,기업재고 격감,소매판매 및 기업생산활동 호전 등 경기개선 징후들이 잇달았다. 그중에서도 경기회복의 필수조건인 소비증가 징후가 뚜렷했다. 경기회복세는 기업의 실적호전에서도 확인된다. 델컴퓨터 인텔 아마존 시스코시스템스 등 대표적인 기업들의 작년 4분기 실적이 예상을 웃돌았다. 특히 현 1분기에 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낙관한 기업들이 전체의 28%를 기록,작년 4분기 실적호전을 예상했던 비율(18%)을 크게 능가하고 있다. ◇건재한 그린스펀 효과=이날 의회 연설로 그린스펀 효과가 건재하다는 것이 확인됐다. 그가 경기회복 진단을 내리자 뉴욕증시의 다우지수와 나스닥주가가 모두 올랐다. 다우지수는 65.52포인트 상승한 9,796.48을,나스닥지수도 20.15포인트 오른 1,942.53을 기록해 각각 10,000선과 2,000선에 다가섰다. 한국 대만 등 아시아 증시도 25일 동반 상승했다. 그린스펀 의장의 낙관론은 또 미 경제성장률 예상치의 상향 수정을 이끌어냈다. 권위 있는 미 경기예측기관인 컨퍼런스 보드는 올해 미 경제성장률이 1.3%를 기록한 뒤 내년에는 4.3%로 높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금리 전망도 수정됐다. 그린스펀의 경기회복 발언 후 월가의 금리 전망은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쪽으로 급속히 기울어졌다. 그린스펀 의장의 미 경기회복 평가로 유럽과 아시아에서도 조만간 회복 진단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유럽연합(EU)경제와 대만 싱가포르등 동남아경제는 시차는 있지만 미국경제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기 때문이다. 이정훈 전문기자 lee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