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증권 김성노 투자전략팀장(33)은 국내 증권사의 최연소 투자전략팀장이다. 그래서 경륜과 노련미가 떨어질 법하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기관투자가들이 뽑은 ''베스트 투자전략가 5''에서 랭킹 2위에 올랐다. 작년 중반부터 "조만간 시장이 돌아선다. 지수 500∼600선에선 매수 시점"이라고 주장한 게 적중했기 때문일 것이다. 김 팀장은 지난 98년 중반께도 ''신3저(유가,금리,원화가치 하락)''에 의한 증시 랠리를 주장했고 이 예상이 적중돼 주위를 놀라게 했었다. 지난 99년 7월에는 ''빅5''의 과도 상승을 경계하는 예지력을 발휘하기도 했다. -향후 장세를 어떻게 보는지. "올 1·4분기까지 699∼800선 안팎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작년 10월 이후 상승장은 경기 회복 기대감을 바탕으로 하는 금융(유동성)장세였다. 대세 상승의 초기였던 지난 92년과 98년의 두 차례 경험으로 볼 때 금융장의 상승폭은 종합주가지수 기준으로 3백30∼3백50포인트였다. 지난해 9월 저점(463)에서 이를 더하면 790∼812선이 된다" -다른 근거는 없나. "경기지표에서도 유추할 수 있다. 그래프에서 보는 것처럼 주가와 가장 연관성이 높은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 98∼99년처럼 가파르게(V자형) 상승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지난 92∼94년과 같이 완만한 상승세다. 그러나 작년 말 이후 주가 상승은 마치 V자형 경기 회복을 전제로 움직이는 것 같다. V자형 경기 회복이 가능하려면 수출 회복이 전제돼야 한다" -그렇다면 본격 상승세는. "금융장세가 일단락되고 실적장세가 나타나려면 무엇보다 수출 회복,기업의 설비투자 확대,간접투자 상품으로의 시중자금 유입 등이 이뤄져야 한다. 이르면 2·4분기,늦어면 3·4분기쯤 실적장세로 이어지고 주가도 본격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실적장세가 전개될 경우 1차 목표치는 950선이다. 경기 상승의 정도에 따라 1,000 돌파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장기 주가 전망은. "과거 10년 동안의 박스권(500∼1,000)이 한 단계 레벌업될 것이다. 지난 10년간 상장기업의 순이익도 주가와 비슷하게 3조5천억∼9조원의 박스권에서 맴돌았다. 그러나 IMF체제 이후 3년여에 걸친 구조조정으로 수익체질이 개선되고 있다. 삼성전자를 보자.과거 호황기에 2조원,불황기에는 1천억원 등으로 수익구조가 매우 불안했다. 그러나 지난해 D램 불황에도 불구하고 2조6천억원의 이익을 냈다. 주식시장도 이같은 기업의 수익구조를 반영할 것으로 본다" -바람직한 투자전략은. "699∼790선의 박스권을 염두에 두고 700선에 근접하면 경기 관련 대형주를 저가 매수해야 한다. 실적장세가 전개됐던 지난 93∼94년,99년에는 은행(금전신탁)과 투신(주식형 펀드) 등으로 자금이 들어오면서 업종 대표주가 큰 시세를 냈다. 업종 대표주는 시장지배력이 높기 때문에 경기 호황기에 이익 증가폭이 상대적으로 크다" -유망한 업종 및 종목은. "소형주보다 대형주가 유리하다. 현대차 삼성물산 제일모직 LG화학이 대형주 가운데 실적 호전이 기대되는 대표적 종목이다" -개인들의 투자포인트는. "옛날보다 주식투자하기가 참 편해졌다. 과거에는 재료가치(신기술 개발,테마 등)가 중요했지만 요즘엔 먹히지 않는다. 실적이 유일무이한 잣대가 되고 있다. 이번 대세 상승장도 외국인과 기관이 주도할 것이 분명하다. 당연히 투명하고 실적이 좋은 기업이 평가를 받을 것이다" 글=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