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뉴욕에서 불어온 훈풍을 받아 나흘째 오름세를 잇고 있다. 24일 증시는 수급여건이 급속히 개선됨에 따라 상승 분위기를 연장했다. 기관과 외국인은 동반 매수우위를 나타내며 장세를 주도했다. 상승 모멘텀은 뉴욕에서 나왔다. 최근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며 국내 증시 상승폭을 제한하던 뉴욕증시 주요지수가 기술주를 중심으로 동반 반등, 투자심리가 한결 나아졌다. 수요일 뉴욕증시 반등은 반도체가 이끌어냈다. 12월 북미 반도체 장비 주문출하비율(BB율)이 넉달째 개선된 것으로 집계된 데 이어 노벨러스 시스템은 기대를 웃도는 수익을 발표했다. 또 J.P.모건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등 반도체장비업체 투자등급 상향조정했다. 외국인은 뉴욕증시를 따라 매수우위로 돌아섰다. 외국인은 환율 불안 등으로 인해 적극적으로 매수에 가담하진 않았지만 삼성전자를 8거래일만에 순매수하며 대규모 매도공세를 마무리 짓는 모습이다. 기관은 최근 증시로의 유입에 속도를 내고 있는 풍부한 자금과 시장베이시스 안정을 바탕으로 이틀째 대량 매수에 나섰다. 기관 매수는 대부분 프로그램 매수라는 점에서 연속성을 형성할지는 조금 더 지켜보자는 지적이 많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낮 12시 7분 현재 755.78로 전날보다 13.16포인트, 1.77% 올랐다. 오전 한 때 763까지 치솟으며 지난 2000년 7월 24일 이후 18개월중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다소 밀렸다. 코스닥지수는 상대적인 소외감을 느끼며 0.26포인트, 0.35% 높은 75.29를 가리켰다. 시장은 악재에는 둔감하고 호재에 민감한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 지난주 20일선에서 강력한 지지력을 형성한 뒤 희석되던 경기회복 기대가 되살아나고 외국인 매도로 붕괴된 수급이 개선되고 있어 긍정적이다. 다만 주도주 역할을 수행한 반도체와 은행주 탄력이 둔화되고 있고 기관과 외국인도 강력한 매수주체로 부각되기보다는 뉴욕증시나 시장베이시스에 따라 연동할 공산이 크다. 달러/엔, 달러/원 급등도 반영될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전고점을 뚫은 종합지수가 거래량 증가와 함께 추세를 형성할 수 있을 지에 관심을 갖는 한편 매기가 확산되고 있는 점을 감안, 종목별 수익률 게임이 전개될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할 시점이다. 현대증권 엄준호 연구원은 "기관 매수세가 유입되며 해외 증시와 다른 모습을 보이던 증시에 외국인이 가세하면서 상승폭이 커졌으나 기본적으로 기간조정 국면이라는 시각에는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유통주식수가 급격하게 줄어든 시가총액 상위종목과 기관선호주인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남해화학, 조흥은행 등에 주목할 것을 권했다. 동원증권 이채원 주식선물운용팀장은 "신고가를 낸 뒤 꺾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추격매수에 나서기보다는 정상적인 리스크 관리에 주력할 시기"라며 "많이 오른 종목 비중은 줄이고 실적주중 상대적으로 덜 오른 종목을 사서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팀장은 "반도체, 은행, 시멘트 등은 가격 부담이 생긴 만큼 금강종합건설, 고려개발 등 건설주와 대웅제약, 유한양행 등 제약주가 유망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