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대표 황두열 부회장)는 정유업계의 대표선수다. 전국에 30개 가까운 판매대리점과 3천7백여개의 주유소를 갖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양적 규모만은 아니다. 주유소에 딸린 경정비센터인 "스피드메이트",주유소 편의점인 "OK마트" 등도 웬만한 사람에겐 익숙해졌다. 시장지배력이 엄청나다는 뜻이다. SK는 지난해 큰 어려움을 겪었다. 미국 테러사태로 인한 유류소비 감소가 원인이었다. 환율이 오르면서 속앓이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와중에도 5천6백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2000년(6천8백억원)보다 다소 준 것. 그러나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경기회복에 힘입어 약 7천4백억원가량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만일 올해 환율이 하락한다면 더 큰 이익규모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K의 강점은 국내 최대의 영업력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석유시장 점유율이 33%에 달한다. 높은 점유율을 이용한 복합 정보,마케팅사업은 이제 시너지효과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OK캐쉬백서비스의 가입자는 날로 증가하는 추세다. 여기다 26.8%을 보유한 SK텔레콤의 지분법 이익규모도 무시할 수 없다. 물론 SK그룹은 SK가 보유한 지분중 일부(6백41만주,전체의 7.2%에 해당)를 매각할 방침인데,주당 25만원씩 쳐도 1조6천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물론 문제도 있다. 정유사업의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것과,SK텔레콤 보유지분에 대한 자산가치 의존도가 높다는 점이다. 그러나 높은 영업력을 바탕으로한 복합비즈니스가 올해부터 본격화될 예정이어서 수익성 악화는 크게 걱정할 부분이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또 SK텔레콤 보유지분이 매각된다면 현금 유동성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수 있어 SK가 한단계 업그레이드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불안한 환율이 하향 안정세로 돌아설 가능성도 열려있다는 점에서 올해 실적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증권은 SK의 목표주가를 1만8천원으로 잡고 장기매수 의견을 제시했다. 조주현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