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모멘텀 찾기에 분주하다. 연초 증시를 달군 경기회복 기대는 희석됐다. 펀더멘탈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는 상태다. 일부 기업의 지난 분기 실적 발표가 남아있긴 하지만 경제지표가 나오는 월말까지 경기회복에 대한 뚜렷한 신호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이런 가운데 시장 관심은 온통 반도체 현물 가격 동향에 집중, 하루하루의 동향에 희비가 갈리고 있다. 반도체 외에는 증시를 끌어올릴만한 모멘텀과 주도주가 없기 때문이다. 증시는 당분간 ''반도체 영향력''에 좌우되는 가운데 외국인 매매패턴 변화, 선물시장 동향, 뉴욕증시 기업실적 발표 등에 따라 움직일 전망이다. 다만 추세를 형성하기보다는 ''널뛰기 장세''가 마무리되고 안정성을 되찾음에 따라 방향 탐색 과정이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반도체와 저가은행주에 대해서는 단기 매매로, 내수관련주에 대해서는 분할 매수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 주도주 對 주변주 = 22일 증시는 반도체 모멘텀이 유입되면서 활기를 띠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엿새만에 동반 강세를 보였고 신성이엔지, 아남반도체, 주성엔지니어 등 관련주가 덩달아 뛰어올랐다. 아시아 현물시장에서 주력 제품인 128메가SD램 가격이 7% 이상 상승한 데다 하이닉스 박종섭 사장이 마이크론과의 재협상을 위해 출국했다는 소식에 매수세가 결집했다. 최근 약세에 따른 반발매수세도 만만치 않게 유입됐다. 또 ''돌아온'' 외국인이 은행주를 매집하면서 국민, 하나, 한미 등 우량은행주와 조흥, 외환 등 저가은행주가 강세를 보였다. 연말, 연초 랠리를 이끈 반도체와 은행주가 다시 주도주로 부각된 것. 추세가 살아있는 조정은 주도주에 대한 저가매수 기회를 제공한다. 다만 주도주의 현 가격대가 부담스러운 수준이고 부침이 심한 점을 감안, 단기 매매로 활용하는 것이 유리하겠다. 지수를 이끌만한 매수주체를 찾기 어려운 상황에서 업종대표주 움직임은 프로그램 매매에 의해 좌우될 공산이 크고 주도주가 접근하기 곤란하다면 주변주에 대해 관심을 가져볼만하다. 이번주 들어 이틀 연속 상승 종목수가 400개를 넘었다. 지수가 소폭 오른 것에 비하면 체감상승률은 높았다. 매기가 주변주로 확산되며 가격격차 메우기 과정이 진행되고 있다는 얘기다. 최근 장세가 차별화 경향이 짙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 무차별적인 개별종목 장세 전개 가능성은 크지 않은 만큼 실적과 주가를 비교해서 주변주를 선별할 시점이다. ◆ 외인, 돌아오나 = ''1월 랠리''를 이끈 외국인과 기관이 매수세를 접으면서 증시는 본격적인 조정국면을 맞이했다. 개인이 풍부한 ''실탄''을 무기로 저가매수에 가담, 지지력을 발휘하고 있으나 추가 상승을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은 모습이다. 지난주 이래 지지력을 확인한 700선 언저리에서의 저가매수 욕구는 강하다. 그러나 개인은 짧은 매매를 선호하고 있고 기관은 프로그램 매매에 끌어 다니는 모습이 역력하다. 뚜렷한 매수주체가 나서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이날 외국인은 11거래일만에 매수우위를 나타냈다. 외국인은 지난 8일 매도우위로 돌아선 이래 전날까지 열흘간 9,350억원을 순매도했고 본격적인 차익실현에 나선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증폭됐다. 외국인은 월요일 뉴욕증시가 마틴 루터 킹 기념일을 맞아 휴장함에 따라 관망세를 유지하면서도 우량 금융주를 중심으로 비중을 확대했다. 특히 최근 하루에 1,000억원씩 처분하던 삼성전자에 대한 매도공세가 누그러진 점이 긍정적이다.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 공세는 어느 정도의 차익실현과 함께 일단락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만 매도 공세가 마무리되더라도 곧바로 강력한 매수주체로 ''복귀''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뉴욕증시가 불안정한 흐름을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달러/엔, 달러/원 환율이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