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락되는 외국인 매도세'' 지난 15일부터 본격화된 외국인 매도공세가 주춤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부 대형주에 대해선 다시 ''사자''주문을 내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 브로커들은 "최근 10일째 지속된 외국인 매도세는 단기 차익실현이 주된 배경이며 현 지수대에선 추가 매도물량이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외국인들은 경기회복 측면에서 보다 확실한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면서 "그때까지 관망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팔자''=금액기준으로 삼성전자가 단연 1위다. 지난 7일부터 18일까지 삼성전자에 대한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3천5백50억원.전체순매도의 50%를 차지한다. 그 다음은 SK텔레콤(9백82억원) 국민은행(8백82억원) 하이닉스반도체(6백12억원) 현대증권 하나은행 한미은행 순이었다. 외국인 매도세는 지난 15일 이후 삼성전자의 작년 4·4분기 실적발표가 예상치를 밑돌자 본격화됐다. 삼성전자에 대한 매물이 유독 많았던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비슷한 시기에 미국 증시에선 모건스탠리증권이 제기한 ''더블 딥(double dip:이중 바닥)''론이 투자심리를 얼렸으며 앨런 그린스펀 미국 FRB(연준리) 의장도 ''경기회복 경계론''을 내놓았다. 손동식 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는 "단기급등에 따른 차익욕구가 강한 상황에서 미국 경기전망에 대한 불안감이 제기되자 일부 외국인이 매도세에 나선 것"으로 해석했다. ◇금융주는 다시 매수세=외국인들은 그동안 팔았던 종목을 최근 다시 사기 시작했다. 21일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순매수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이날 삼성전자 등 전기전자업종에서 1천1백억원어치를 순매도했지만 금융주에 대해 4백57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국민은행과 한미은행 신한지주를 집중 매수했다. 외국인이 금융주에 대해 다시 ''사자''에 나선 것은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모건스탠리증권 관계자는 "외국인이 금융주를 다시 사기 시작한 것으로 미뤄볼 때 최근 열흘간 지속된 외국인 매도세는 한국 증시 전반에 대한 시각변화가 아니라 차익실현을 위한 단기트레이딩의 일환이었다는 점을 읽을 수 있다"고 말했다. ◇관망세가 지배적=그렇다면 외국인은 언제 순매수로 돌아설까. 이에 대해 외국계증권 브로커들은 미국 증시가 관건이라고 지적한다. 메릴린치증권 관계자는 "미국 경기에 대한 좀더 명확한 신호가 나올 때까지 관망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주가가 조금 오르면 차익매물을 내놓고,떨어지면 저가매수하는 전략을 구사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 주가가 단기간에 급등한 만큼 조정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