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대표주가 ''미인주''된다" 국내 증시가 중장기적으로 대세 상승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올해 증시를 이끌어 나갈 주도주로 업종 대표주가 첫 손에 꼽히는 것은 이런 점에서 자연스러운 일이다. 업종 대표주들은 실제로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고 상승 모멘텀도 충분히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외국인투자자의 ''싹쓸이''로 유동주식수가 많지 않아 수급상으로도 절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 있다. 외국인이나 국내 기관이 조금만 사들여도 주가가 치솟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올해 강세장을 예견하는 증시전문가들은 증시가 조정받을 때마다 실적이 호전된 업종대표주를 분할 매수한 뒤 보유하는 ''바이 앤드 홀드''(Buy & Hold) 전략을 짜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업종대표주 이래서 좋다 =우선 자본금이 많은 대형주로 유동성이 풍부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시가총액 상위권인 업종 대표주의 외국인 지분율이 사상 최고수준까지 높아져 있지만 ''개미''(개인투자자)들이 살 만큼은 남아 있다. 주가도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다. 덩치가 작은 중.소형주가 증시 조정기를 틈타 기세를 올리는 경우가 많지만 오래 가지는 못한다. 주도주가 아니기 때문이다. 반면 업종대표주는 조정을 받더라도 그 폭이 깊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보면 강세장에서 수익률이 높다. 특히 증시가 본격적인 상승국면으로 접어들어 연일 랠리가 이어지는 상황이 오면 업종대표주가 가장 큰 시세를 낸다. 이와 관련, 최근 나온 삼성증권의 보고서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삼성증권은 얼마전 ''한국증시의 메가트렌드''라는 보고서를 통해 현 장세를 지난 69~73년 미국 증시에서 기관투자가가 주식투자를 본격적으로 늘리면서 코가콜라 필립모리스 맥도널드 등 대형주 50개가 화려하게 급등한 ''Nifty-Fifty 장세''의 초기 국면과 비슷하다고 분석했다. 삼성증권은 국내에서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세가 집중될 대형 우량주로 삼성전자 SK텔레콤 포항제철 현대차 국민은행 유한양행 금강고려화학 신세계 제일기획 삼성화재 농심 LG홈쇼핑 등을 꼽고 있다. 주목할만한 업종대표주 =주요 증권사들은 올해 유망종목으로 거래소시장에서 삼성전자 SK텔레콤 국민은행 현대차 LG화학 등을 들고 있다. 코스닥시장에서는 KTF 국민카드 LG홈쇼핑 엔씨소프프 휴맥스 등을 주목 대상으로 꼽고 있다. SK증권에 따르면 대한민국 대표종목인 삼성전자는 반도체 가격 급등세를 계기로 올해 4분기에는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이 1조원대를 회복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핸드폰 사업부문도 세계 시장점유율 9%로 에릭슨을 추월, 세계3위로 올라설 것으로 전망됐다. 국내 통신업계의 ''절대강자''인 SK텔레콤은 작년 12월말 현재 2백73만명의 CDMA2000-1X 가입자를 확보, 이 분야의 시장점유율이 65%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신세기통신과의 합병이 승인됨에 따라 시너지 효과도 예상된다. ''공룡은행''인 국민은행은 업계 최고수준의 수익성을 확보, 올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이 20.3%와 18.3%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경제의 ''성장엔진''인 현대자동차의 경우 올해 순이익이 작년보다 18% 늘어난 1조2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SK증권은 추정했다. 다른 블루칩에 비해 주가가 저평가돼 있고 외국인 지분율도 상대적으로 낮아 투자메리트가 크다는 평가다. LG화학은 국내 화학업체중 가장 우량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있어 경기회복의 최대 수혜주로 꼽힌다. 이밖에 LG전자 태평양 신세계 제일제당 동아제약 두산중공업 대림산업 LG건설 대신증권 등도 눈여겨볼 만한 업종 대표 종목으로 꼽힌다. 투자전략 =잘 나가는 업종대표주는 가격이 비싸다는 점에서 개인투자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대상은 아니다. 이 때문에 주가가 조정을 받을 때마다 조금씩 분할 매수하는 방법이 좋다고 전문가들은 권한다. 교보증권 김석중 상무는 "업종대표주는 조정장에서 덜 빠지고 강세장에서 큰 폭으로 오르는 특징이 있다"면서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도 비교적 안전한 자산운용의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상무는 "업종대표주를 매수하기 힘들 경우 삼성전기 등 실적이 좋아지는 2등주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도 의외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유력한 전략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