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컴퓨터(대표 김근, 이하 한컴)가 최근 정부기관을 대상으로 한글 문서를 생성, 저장, 관리하는 한글 자동화 시스템 구축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17일 한컴에 따르면 이 회사는 최근 국회사무처에서 진행중인 국회회의록 시스템 구축 사업자로 선정돼 현재 시스템 개발 작업을 진행중이다. 한컴은 또한 법제처에서 추진하고 있는 법령입안시스템 개발사업에도 참가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각 행정부처의 법령 입안부터 법제처의 법령심사, 현행법령 데이터베이스(DB)구축, 인터넷 서비스 등 일련의 과정을 시스템화하는 작업이다. 이에 앞서 한컴은 지난 2000년에는 아래아한글과 XML(확장성표기언어) 양식을 이용한 기획예산처의 예산신청양식 자동화 시스템 개발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올초 취임한 한컴의 신임 김근 사장은 한글과 한자 정보를 디지털화하는 기술이 한컴의 핵심역량이라고 보고 단순히 아래아한글 패키지 제품 판매에서 벗어나 이 프로그램으로 생성된 문서 등 콘텐츠를 관리하고 특정 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을 적극 개척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그동안 정부기관에서 아래아한글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각종 문서를 작성해왔기 때문에 이러한 문서를 데이터베이스화해 필요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시스템화하는 분야가 사업성이 밝다는 것이 한컴의 판단이다. 그러나 한컴의 이같은 사업 방침에는 경쟁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공공시장에 대한 공세를 방어하기 위한 전략도 깔려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MS가 자사의 워드 제품을 최근 KT에 공급하는 등 아래아한글의 텃밭인 공공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며 "한컴이 정부 프로젝트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동시에 MS 제품의 공공시장 공략을 사전에 차단하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창욱기자 pc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