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은행의 정부지분을 해외주식예탁증서(DR) 발행을 통해 매각하는 작업이 본격화되는 등 정부의 은행민영화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17일 예금보험공사와 조흥은행,증권업계 등에 따르면 예보는 지난해 11월 오페라본드 발행에 이어 예보가 80%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조흥은행의 정부지분을 낮추기 위한 DR 발행작업에 곧 들어갈 예정이다. 조흥은행은 빠르면 다음주부터 홍콩과 뉴욕 등을 돌며 차례로 주요 기관투자가들을 상대로 일대일 면접을 통해 시장수요를 측정하는 이른바 ''태핑''(tapping)에 나설 예정이다. 예보 관계자는 "아직 발행일정이 구체적으로 정해지지 않았지만 해외설명회가 끝나면 예보와 조흥은행이 나서 주간사 선정작업 등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흥은행 관계자도 "해외 설명회가 끝나면 주간사 선정작업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만약 매각물량이 5억달러 가량 된다면 해외 투자은행 2개, 국내 증권사 1개 등이 선정되는게 관행"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업계에서도 DR주간사를 맡기 위한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한국통신 등 국내 주요기업 DR발행 주간을 맡았던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 발행일정을통보받지는 못했다"며 "현재 제안서 제출을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역시 공기업 민영화 등에서 DR발행주간을 맡았던 한 증권사는 이미 조흥은행에 비공식으로 제안서 성격의 사전설명까지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예보가 이번 DR발행에서 조흥은행 지분을 5억달러 이상 매각할 경우 지난해 11월 선택적 교환사채발행시 교환조건으로 설정된 ''시장유통물량 10억달러''를 충족하게 된다. 재경부 관계자도 "시장유통물량 10억달러조건은 국내 증시에서만 충족해야 되는 것은 아니며 DR도 포함된다"고 밝혀 정부가 최소한 오페라본드 교환조건성립을 위해서는 정부지분 시장매각보다 DR발행을 우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한편, 정부는 조흥은행과 함께 오페라본드를 발행했던 우리금융지주사에 대해서는 2.4분기중 국내상장, 하반기중 DR발행 등을 통해 정부지분을 매각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수 기자 jski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