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는 세계 최대의 CRT(음극선관,원형브라운관)업체다. 시장 점유율이 22%를 웃돈다. 최근엔 종합 디스플레이 장치 업체로 변신을 서두르고 있다. 최근 3~4년간 신규사업에 집중 투자했다. 그 결과 핸드폰용 STN-LCD와 2차 전지에선 벌써 상당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신규사업중 STN-LCD부문과 2차전지 부문은 효자 노릇이 기대된다. STN-LCD는 부가가치가 높은 듀얼.칼라제품 비중이 확대돼 매출 규모가 1조4천억원대로 증가할 전망이다. 2차전지는 올해부터 본궤도에 진입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매출 1천1백억원대로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삼성전자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며 판매량을 크게 늘릴 전망이다. 컴팩 모토로라 노키아 등 세계 굴지의 핸드폰 업체로부터 품질인증을 거쳐 올해초부터 본격 판매된다. 이 경우 매출액이 1백% 이상 급증하면서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2002년 이후 3년간 연평균 1백60% 이상의 고속성장이 예상되는 분야가 바로 2차전지 사업이다. 양산중인 품목이 원통형에 비해 부가가치가 3배 이상 높은 각형과 폴리머전지라는 점도 수익성에 도움이 되는 요인이다. 삼성SDI의 성장성 요소로 PDP(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와 유기EL 부문도 꼽히고 있다. PDP사업은 당초 기대만큼 수요가 확산되지는 않고 있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 이후 매출이 급증하게 되면 새로운 캐시카우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세계 최초로 15.1인치급 독자개발에 성공한 유기EL도 2003년부터 상용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여 새로운 수익원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캐시카우인 CRT의 수요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주가 소외요인으로 꼽힌다. 그러나 CRT부문도 대형화와 평판화를 통해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대형CRT 비중은 지난해 45%까지 높아진데 이어 올해 50%를 넘어설 전망이다. 부가가치가 높은 플랫(평판브라운관)비중도 지난해 30%를 돌파했고 올해는 40%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CRT전체로는 마진축소로 매출과 순이익 감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여겨진다. 지난해 CRT업체의 영업악화는 모니터 시장에서 TFT-LCD와의 가격경쟁에서 기인한다. TFT-LCD의 가격이 회복되고 수요공급이 균형을 이루면서 CRT업체의 가격하락 압력은 올들어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장기적으로 PC수요는 올해 하반기부터 성장 모멘텀을 얻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따라 CRT수요도 상승 계기를 가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업체들의 CRT 업계 퇴출도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다 줄 것으로 분석된다. 주가는 지난해 12월 5일 6만4천3백원(종가기준)을 기록한뒤 5만원대를 맴도는 중이다. 주가가 1백20일 이동평균선에 접근하면 반등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올들어 거래량은 꾸준히 늘고 있다. 증권사들은 제품다변화에 따른 실적개선 기대감을 들어 "매수"의견을 내놓고 있다. 굿모닝증권은 CRT 시장환경 개선과 사업다각화를 통한 CRT의존도 감소 등과 올해 예상 실적을 근거로 40% 가량의 상승여력이 충분한 것으로 점쳤다. 뛰어난 재무상태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몇 안되는 업체라는 점에서 시장환경 개선은 주가 상승모멘텀을 가져다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한양증권도 기존 사업부문의 고부가가치화와 신규사업의 정상궤도 진입으로 외형과 수익이 변함없이 확대될 것이라며 "매수"의견을 냈다. 올해 적정 주가흐름은 평균 6만~7만원대로 제시했다. 박기호 기자 khpar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