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POSCO)은 국내의 대표적인 ''굴뚝주''다. 굴뚝주 대부분이 시장에서 ''홀대''를 받는 현실에서 IMF 위기와 이어진 최근의 불황기에 오히려 빛을 내는 포철의 가치는 더욱 돋보인다. 이는 주식시장의 평가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포철은 이른바 ''연초랠리''를 주도하면서 신고가(7일.13만5천5백원)를 기록했다. ''9.11 테러'' 직후 7만원대에 머물던 것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수직 상승한 셈이다. 시장 전체가 조정을 받는 탓에 최근에는 주가가 덩달아 횡보세를 그리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의 시각은 분명 지난해와는 영 딴판으로 달라졌다. 특히 눈썰미있는 외국인투자자의 집중적인 ''러브 콜''을 받고 있다. 지난 15일 현재 포철의 외국인 지분율은 62.45%로 사상 최고치다. 1년전에 비해 14%포인트 정도 늘어난 것이다. 포철의 주가가 급상승하고 있는 것은 그동안 소외됐던 우량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데다 철강 경기가 바닥을 확인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 최근 미국 중국의 철강 수입가격이 조금씩 오르고 있는 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포철의 지난해 당기 순이익이 예상치(8천1백10억원)를 웃도는 8천1백41억원 가량이 될 것이라는 증권사들의 전망도 주가 상승을 부추겼다. 한 관계자는 "유통주식수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외국인이 다시 매수에 무게를 두고 있어 주가가 상승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말한다. 포철의 상승세는 더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 많다. 포철에 대한 외국인의 관심이 올해 내내 이어질 전망이란 이유에서다. 세계경기의 불황은 역설적으로 포철의 저력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베틀레헴과 LTV 등이 도산하는 등 경쟁업체들이 속속 무너졌지만 포철은 그동안 닦아온 ''내공''을 만천하에 보여줬다. 실제 지난해 미국의 US스틸의 주당순이익(EPS)는 마이너스 2.3달러였지만 포철은 2.5달러에 달했다. 올해는 그 갭이 더 벌어질 전망이다. 유상부 포철 회장은 "해외 철강업체들이 통합화와 대형화로 구조조정에 성공하더라도 포철의 경쟁력 우위를 지킬 자신이 있다"고 말한다. 그는 "제2기 PI(업무혁신)가 성공하면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것"이라며 "지난해에도 PI를 통해 3천4백31억원의 원가를 절감했다"고 덧붙였다. 철강 담당 애널리스트의 시각도 ''핑크빛'' 일변도다. 대신경제연구소 문정업 연구위원은 "세계 유수의 철강사에 비해 양호한 실적을 보이고 있는 포철은 세계 경기 회복기에 관심의 대상"이라며 "올해 매출이 전년대비 4%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문 연구위원은 또 영업이익은 14%, 경상이익은 26.5%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수입장벽 강화와 엔화환율이 포철주가에 변수가 될 전망이나 중국이 WTO(세계무역기구) 가입함으로써 외형 확대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투자증권 이은영 연구위원은 "올해중 설비합리화로 포철의 열연 강판 생산능력은 47만t 증가하며 스테인리스의 생산능력도 47만t 증설된다"며 "판매량 증가와 가격상승으로 올해 매출액은 7.3%, 영업이익은 16.9% 확대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화증권 양기인 연구위원은 "소재주는 경기사이클을 보고 투자하는 종목"이라며 "현 국면이 경기회복 초기단계라고 볼때 국제철강재 가격의 회복 기대감이 높은 현시점에서의 포철의 저점매수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분석했다. 다만 오는 28일 개별 선물.옵션종목에 편입됨으로써 변동폭이 커질 가능성은 있다. 남궁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