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은 굵직굵직한 이벤트가 줄지어 열린다. 오는5월말 증시 최대 테마로 부상한 월드컵대회를 시작으로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 이어 부산아시안게임과 대통령 선거 등이 예정돼 있다. 이같은 초대형 이벤트가 국내 증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과거 사례로 볼 때 이벤트 자체의 "약발"은 단기랠리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벤트기간을 전후로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을 중심으로 테마군이 형성되면서 기대이상의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특히 경기가 바닥을 지나 본격적인 회복단계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돼 승수효과까지 기대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직접효과는 얼마나=한국개발연구원(KDI)이 추정한 올해 월드컵 관련 소비지출에 따른 생산유발 효과는 11조4천억여원.이로 인해 파생되는 소비지출은 국내 경제에 5조3천여억원의 부가가치와 35만명의 고용을 창출하는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더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효과다. 교보증권 최성호 책임연구원은 "성공적인 개최는 국가는 물론이고 국내 기업의 대외 이미지를 향상시키는 중대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주가와의 관계=역사적으로 대형 스포츠 이벤트는 증시에 호재로 작용해왔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 98년 프랑스 월드컵대회를 들 수 있다. 그해 1∼7월까지 파리 증시의 CAC40지수는 46.5%나 치솟았다. 이 기간 중 미국(21.8%) 영국(17.5%) 등 다른 선진국 증시보다 훨씬 높은 주가상승률을 기록했다. 한국도 88 서울올림픽을 전후해 종합주가지수가 1백% 이상 뛰어올랐었다. 물론 그 당시 국내외 경제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파리 증시는 월드컵대회 이후 2개월반 가까이 30% 정도의 조정을 겪었는데 이는 아시아 금융위기 등 외부 변수에 의한 것이었다. 하지만 중기적으로는 월드컵 이후 1년반 동안 CAC40지수는 98년 초의 저점 대비 1백8%라는 놀라운 상승률을 시현해 ''월드컵 효과''를 입증해 보였다. ◇업종별 예상 수혜주=월드컵 등 스포츠 이벤트의 경우 도소매 숙박 음식료 운송 통신 기타 서비스업 등으로의 파급효과가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된다. 운송쪽에서는 지난해 경기 침체와 ''9·11테러''로 어려움을 겪었던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항공사와 월드컵 전담 물류업체인 대한통운 등이 상승탄력을 받을 것으로 꼽혔다. 호텔신라 현대백화점 등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월드컵 공식후원 업체인 현대자동차 한국통신 국민은행 현대해상 포항제철 등이 직·간접적인 혜택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체육복표 사업과 관련이 있는 한국타이거풀스 인성정보 한네트 한국컴퓨터 삼보컴퓨터 등도 주목할 만하다. 고성연 기자 amaz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