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의 느슨한 감독규정 때문에 세원텔레콤의 외국인 지분율 산정에 오류가 발생,투자자들이 큰 혼란을 겪고 있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코스닥증권시장(주)과 증권전산·증권사가 제공하는 세원텔레콤의 외국인 매매동향이 한쪽은 순매수,다른 쪽은 순매도로 집계되는 등 뒤죽박죽인 것으로 나타났다. 코스닥증권시장은 외국인이 지난주(7∼11일) 세원텔레콤 75만여주(30억원어치)를 순매도한 것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증권전산의 체크단말기와 각 증권사 홈트레이딩시스템(HTS)에는 외국인이 오히려 지난 8∼10일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통계가 차이를 보인 것은 외국계 투자기관인 ''퍼스트 이 프로''가 작년 12월 장외에서 지분 5.92%(2백15만주)를 매입했다가 올들어 지난 10일 이전에 장내에서 전량 처분한 사실을 금감원에 공시만 하고 직접투자지분 변동신고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내 거래와 직접투자 등을 모두 포함하는 금감원의 ''외국인 한도관리시스템''에는 지분변동 상황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금감원 관계자는 "외국인이 직접투자로 산 주식을 신고하지 않아 지분율 변동상황을 반영하지 못했다"면서 "장내 매도분도 즉시 신고하도록 돼있지만 매매를 위탁받은 현대증권 직원이 이를 누락해 나중에야 상황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장내에서 주식을 매각한 외국인은 빠진 채 매수한 다른 외국인만 집계돼 실제로는 외국인 순매도였던 것이 거꾸로 외국인 순매수로 표현됐다는 설명이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지분변동 공시까지 한 내용이 지분율에 반영되지 않은 것은 투자자에게 잘못된 투자정보를 줄 수 있다"며 "장외에서 이뤄지는 거래에 대한 신고 규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