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부터 3개월 이상을 숨가쁘게 줄달음질해온 증시가 한풀 꺾이며 조정국면에 진입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투자자금이 빠져 나가는 바람에 기관의 투자자세가 주춤한데다 외국인도 순매도로 돌아서고 있다. 그러나 시장을 끌어내릴 만한 요인도 찾아보기 힘들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경기회복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주가 하락시 우량주를 중심으로 저가매수를 노리는 세력도 만만치 않아 조정의 폭과 기간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오랜만에 찾아온 조정국면에서 투자자들은 어떤 전략을 짜야 할까. 당분간 개인들이 주도 =기관과 외국인은 조용하지만 개인의 시장참여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개인은 지난주 5거래일 내내 매수우위를 보이며 무려 1조원에 가까운 주식을 순수하게 사들였다. 고객예탁금도 연일 늘어나 11조원대 중반을 유지하고 있는 등 ''실탄''도 충분한 편이다. 이에따라 그동안 시세를 분출해온 대형우량주는 조정을 받겠지만 개인이 선호하는 개별종목들을 중심으로 틈새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종우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수급상황을 살펴보면 개인의 매수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며 "단기적으로 액면가 부근에 머물고 있는 저가대형주와 증권주 건설주 등 대중주의 움직임이 활발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단기적으로는 증권 건설주 주목 =그동안 상승랠리에서 소외돼온 저가대형주는 최근 개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기지개를 켜고 있다. INI스틸 동국제강 현대하이스코 등 철강주에서 시작된 이같은 현상은 삼성테크윈 쌍용양회 등으로 번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의 업황이 좋아지고 있어 당분간 상승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철강주와 쌍용양회는 건설경기 회복의 수혜가 예상되며 삼성테크윈은 반도체 가격 회복을 계기로 삼성전자가 투자를 늘릴 경우 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주도 증시 활황으로 인한 거래대금 증가로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 일평균 거래대금(거래소 기준)은 지난해 10월 1조5천억원, 11~12월 2조8천억원에서 올 1월에는 4조4천억원으로 급증하는 추세다. 올해 일평균 주식거래대금(코스닥 포함)은 6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월 결산법인으로 배당도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증권주의 투자매력은 더 커지고 있다. 하나증권 신흥증권 부국증권 한빛증권 등의 배당수익률은 9%(1월11일 현재)를 넘는다. 건설주의 전망도 밝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달아오르고 있는 주택청약 열기와 정부의 부동산안정대책 등에 힙입어 주택건설은 활기를 띨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오는 3월 주택청약 1순위자가 2백만명이나 늘어나 주택청약 열기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올해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전년대비 7.5% 증가한 16조원으로 늘린데다 이중 70%인 11조1천억원을 올 1.4분기에 앞당겨 집행할 계획으로 있어 공공공사 수주도 연초부터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건설주 중에선 대림산업 LG건설 등 대표주와 대우건설 현대건설 등 재도약하고 있는 저가대형주가 유망한 것으로 분석됐다. 중장기적으로 대형우량주 매수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하려는 이들은 조정기를 ''매수기회''로 잡아 대형우량주를 저가매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에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 기술적 측면에서 조정이 길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경기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는 만큼 현 시점은 장기적인 상승장의 초기 국면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특히 경기회복 국면에서는 시장지배력이 강한 업종대표주와 핵심블루칩의 주가가 다른 기업과 차별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남우 삼성증권 상무는 "기업의 수익이 올 1.4분기 이후 급속히 회복되면서 올해 내내 주가는 상승 추세를 보일 것"이라며 "현재 시점에서 조정국면은 주식을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이 상무는 SK텔레콤 한국통신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LG화학 한진해운 등 올해 이익이 큰 폭으로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나 그동안 주가상승폭이 적었던 종목들이 유망하다고 추천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